미국발 부동산침체 유럽으로 확산-WSJ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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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강타하고 있는 부동산 경기 둔화가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의 주택 가격은 최근 10년간 매년 10% 이상 상승하는 뜨거운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들어 유럽 주택 가격은 고금리, 시장 신뢰 악화, 대출 기준 강화 등에 영향받아 하락세로 돌아섰다.

스페인의 심리학자인 이시아르 카로(29)씨는 "1년전만해도 대출에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주택대출을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밝혔다.



스페인의 주택 가격은 지난 10년간 배 이상 올랐다. 그러나 지난 7월 이후부터 주택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프랑스 역시 10년만에 처음으로 지난 3분기에 주택 가격이 하락했다. 유럽에서도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아일랜드 마저 주택 가격 상승률이 1.9%를 기록, 1년전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주택 시장 둔화는 유럽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건설 산업은 그동안 유럽의 경제 성장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주택 가격 상승세가 꺾이며,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지역 건설산업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높은 모기지 금리로 인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붐은 전세계적인 현상이었다.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선진국들은 최근 10~15년간 주택 가격이 꾸준히 상승해왔다. 소련의 붕괴이후 저금리와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집값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유럽에서도 그동안 스페인의 주택 급등이 가장 돋보였다. 스페인 가정은 지난해 주택을 구매하는데 연간 소득의 6배를 지불했다. 주택 가격은 1990년대말 3배반에 비해 크게 급등했다.

스페인에서 건설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로 미국의 7%보다 높다. 스페인에서는 지난해 72만6000채의 신규 주택이 지어져 프랑스, 독일, 영국 보다도 많았다. 주택 경기는 지난해 스페인 경제 성장률을 3.9%로 끌어올리는데 공헌을 했다.


그러나 주택 경기 둔화로 유럽 경기 역시 둔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역내은행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22%의 은행이 모기지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 대출기준을 완화한 은행은 10%였으며, 나머지는 대출기준의 변화가 없었다.

BNP파리바의 켄 와트렛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부동산을 진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올린 것이 최근 모기지 금리 인상이라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신용경색 사태로 가계들의 대출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주택 시장의 조정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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