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올 7월 이후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사모펀드는 5개, 모집금액은 7692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진대제 펀드'로 불리는 스카이레이크가 2000억원 모집을 목표로 1060억원을 모아 지난 8월초 2호 펀드를 등록했다.
이밖에도 중소투자자문사인 아이스텀 파트너스가 350억원 규모로 등록한 '아이스텀레드'(7월13일 등록), 기업은행과 SK증권이 공동 등록한 171억원 규모의 '기은-SKS2'도 있다.
↑▲7월 이후 등록된 사모펀드(PEF)현황
가장 주목받는 펀드는 KTB2007호. 당장 가용 재원이 많다는 점 외에도 국내외 웬만한 기관투자가는 전부 참여한 탓에 이들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자금모집이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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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펀드는 과거와 달리 국내 및 해외를 포함해 중대형급 기업인수 및 합병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연기금의 한 관계자는 "KTB네트워크의 경우 벽산건설, 동방, 남광토건, 애경 디피앤에프 등에 대한 투자로 많게는 200%이상 수익을 올리면서 기관투자가의 호평을 얻어왔다"며 "다만 투자대상기업 규모가 크지 않은 점이 단점으로 꼽혔는데 이번 펀드를 통해 대형 매물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들 사모펀드 중 일부는 투자대상을 결정하지 않은 '블라인드' 방식이 아니라 모집단계부터 투자대상을 미리 정해놓고 자금을 끌어들인 이른바 '프로젝트' 방식으로 설정된 점이 눈에 띤다.
확실한 프로젝트라면 한 건에만 수천억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규모가 작은 중소형 사모펀드의 움직임도 관심을 끌고 있다.
350억원이 모집된 아이스텀레드는 약정금액의 두배규모인 700억원을 들여 한국토지신탁 지분 50%이상을 사들이기로 확정했다. 이미 지난 8월초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분 23.1%를 확보했다. 아이스텀레드는 이 과정에서 신한은행을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시켜 추가자금을 마련했다.
이들 신규 PEF의 약진으로 기존에 설정된 PEF들 역시 '자극'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41개 PEF 가운데 지난 7월말 기준으로 투자 약정액의 절반이상을 실제로 집행한 곳은 12곳에 불과하다. 결국 투자자들로부터 "이제는 슬슬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야 할 때가 아니냐"는 압박을 받을 상황이라는 것.
결국 덩치가 큰 펀드들의 경우 '메가딜'로 꼽히는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은 물론, 비즈니스 모델이 간단해 PEF입장에서 투자 매력이 매우 높은 하이마트 등 잠재매물에 대한 검토를 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2004년말이후 설립된 PEF들이 투자대상 발굴이 어렵다보니 일부 펀드에서 자기계열사 투자나 상장기업 단기투자에 치우쳐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이 많았다"며 "이제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바이아웃 투자에 나서 성과를 남길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