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印 증시 '너희들마저' 닮은꼴 위험신호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7.10.2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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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도 증시가 최근 동반 부진을 보이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중국, 인도 증시의 동반 부진을 상상하기조차 힘들었다.

서브프라임 사태에 이어진 금융시장 혼란과 고유가 등 원자재가 고공 행진으로 미국과 유럽 증시가 버거운 모습을 보이고 있을 때도 중국, 인도 증시는 연일 승승장구였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한 끝에 얼마 전 상하이종합지수는 6000선을, 인도 센섹스지수는 1만9000선을 각각 돌파했다.

하지만 지난주 증권 당국의 정책 발표로 시장 혼란이 가중된 이후 점차 추진력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버블 우려까지 고조되고 있다.



◇ 中 증시, 맞교환 해프닝+고평가

투 광샤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부회장은 18일 "(중국 본토의) A주식과 (홍콩) H주의 주식 교환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보고 전문가들은 차익 거래 등을 통해 A주식과 H주식의 맞교환 길이 열렸다고 풀이했다.


이에 18일 홍콩 증시는 일제 상승했지만 상하이종합지수는 3.5% 급락하며 곤두박질쳤다. 6000선도 무너졌다.

부랴부랴 19일 중국 증권 당국은 긴급 진화에 나섰다.

리 푸화 증감위 대변인은 18일 맞교환 얘기는 투 부회장의 말을 오인한 데서 나온 말이라며 맞교환 가능성을 일축했다.

리 대변인은 맞교환 보도와 관련, "투 부회장이 상하이, 선전 등 본토 증시와 홍콩 증시간의 시장 통합 제안을 언급하던 중 중국 증권거래소가 회원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통합이 성사되기 어렵다는 말을 하려고 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19일 상하이종합지수는 0.12% 하락하며 안정세를 되찾았다. 그러나 불안감을 완전히 떨어내진 못했다.

단 하루 동안의 출렁거림에도 중국 증시 불안 우려가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중국 증시가 이미 과포화 상태에 도달했다는 우려 때문이다.

개장 17년 만인 올해 상하이 증시는 3000과 4000, 5000선 등 주요 저항선을 무서운 기세로 돌파했다. 지난해 말부터 3개월 여마다 지수가 1000포인트씩 뛰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올해만 상하이종합지수는 117% 상승했다. 증시 과열이니 버블이니 하는 말이 충분히 나올 만한 상황이다.

더욱이 거침없는 상승세 앞에 중국 정부가 믿고 있는 '전가의 보도' 금리-환율 정책 등 경기 억제책도 힘을 잃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기 과열과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거듭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의 양적 팽창과 무역 흑자 증가세는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더디긴 하지만 페그제를 포기한 이후 위안화 가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지만 시장 영향력은 눈에 띄지 않는다.

국내든 해외든 중국 증시로 돈이 몰릴 수밖에 양상이다.

◇ 印, 해외 투자 억제에 '화들짝'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는 16일 저녁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가 인도 기업 주식과 관련된 역외 파생상품을 발행, 갱신하는 것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참여 증권(PN, Participatory Notes) 규제를 통해 외국인 투자를 사실상 제한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17일 뭄바이 센섹스지수는 7.9% 폭락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 직후 1시간 동안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장중 한때 9.15%까지 낙폭을 키웠던 17일 인도 증시는 다행히 장 막판 낙폭을 줄이며 1.76% 하락 마감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8일 인도 증시는 다시 급락세를 기록했다. 18일 센섹스지수는 전일보다 낙폭을 키우며 3.83% 하락했다. 1만8000선도 무너졌다.

폭락세에 가슴을 쓸어내린 인도 증권 당국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곧바로 사태 수습에 들어갔다.

다모다란 인도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은 19일 "일부 헤지펀드를 적격 투자자로 등재했다"며 외국인 투자자 진정에 나섰다.

다모다란 위원장은 더 나아가 "적격 투자자 기준에 맞는 펀드들이 더 있는지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고 밝혔다.

증시 급락에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지만 장 분위기를 되돌리진 못했다. 19일 센섹스지수는 2.44% 떨어지며 사흘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최근 인도 증시는 중국 증시보다 더 무서운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달 19일 1만6000선을 넘어서더니 열흘도 안 된 같은 달 27일 1만7000선을 돌파했다.

이달 9일에는 1만8000선까지 집어삼켰다. 이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15일 다시 1000포인트를 끌어올리며 1만9000선도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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