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 공포…'짓눌리는 증시'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김명룡 기자 2007.10.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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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주초 약세 불가피 전망…'빠른 안정' 전망도

각종 대형 악재가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어 이번주 증시 향방에 투자자들 관심이 집중돼 있다. 지난주말 미국 증시의 폭락으로 20년만에 ‘블랙 먼데이’가 찾아올 것이란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데다 중국 경기과열 및 진정책, 유가 폭등, 국내 증시의 수급불안 등 악재 투성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지키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60일 이동평균선(1894)도 무너질 것이란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증시가 부동산 경기침체와 달러 약세, 실적부진 등의 악재로 급락했고 당분간 조정이 예상된다”며 “코스피지수도 1900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모진 금요일' 여파는 얼마나?= 지난 주말(현지시간 19일) 뉴욕 다우지수는 무려 2.64%(366포인트) 떨어졌다. 이날 낙폭은 20년 전인 1987년 10월 19일 다우지수가 하루에 22.6%(508포인트) 급락한 ‘블랙먼데이’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모진 금요일(Bleak Friday)’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행히 다우지수는 지난 9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좋은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급락은 일시적일 것이란 견해가 대세다. 하지만 5년간 이어진 강세장을 마치고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들어설 수도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증시 불안요인들은 현재 복잡하게 얽히며 국내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유가 급등은 미국 증시 급락의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 기업의 실적 부진은 미국 증시에 대한 중장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중국 당국자들은 제17차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서 “과열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만간 중국 정부가 과열진정책을 제시해 시장급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국내 시장여건도 불안정하다. 매수차익잔액이 빠르게 청산중인데 이를 소화해낼 매수세력이 부재해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주식 현물 매도 외에 프로그램 매도가 쏟아지며 지수가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19일 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가 0.25포인트로 줄었는데 월요일 지수가 폭락하면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더욱 쏟아질 것”이라며 “4조5000억원대 프로그램 차익거래 잔고가 풀리며 지수가 또다시 폭락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했다.

◇"긴 조정" vs "강한 복원력"= 단기 급락을 피할 수 없다는 예측이 대세인 가운데 하락장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지가 관심사다. 1900이 지지되지 못하면 조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경고론마저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조정은 반등을 보이더라도 지난 8월중순 대폭락 때처럼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은 긴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게 좋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긍정요인에 주목하며 빠른 안정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있다. 지난 7~8월의 급락처럼 ‘강한 복원력’을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증시가 조정을 받을수록 10월말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만 안정세를 보인다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정도 단기간에 회복될 수 있고 우상향 흐름을 꺾지 못할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은 1900을 전후해 저점 매수에 나서는 게 좋다"고 제시했다.

지난 8월28일(현지시간) 다우지수가 2%이상 떨어졌지만 코스피지수는 0.17% 하락하는데 그쳤다. 그것도 장중 한때 3.08% 급락세를 만회한 것이었다. 코스피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이탈했지만 통상적인 조정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것도 상승추세가 유효함을 보여준바 있다.

박석현 서울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급락과 주식시장의 조정 요인의 연장으로 이번 주 초반에도 약세국면이 이어질 것이나 주 중반 이후에는 지지선 모색과정이 나타내며 반전 시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부담을 해소할 필요는 있지만 지난 8월의 지수 조정과 연계시킬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의 동향과 더불어 프로그램 매물을 소화해줄 수 있는 매수세의 유입이 단기적인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며 “투신권으로의 자금흐름이 얼마만큼이나 개선될 것이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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