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약달러에 이렇다할 얘기 없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7.10.2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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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처음으로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신용 경색이 세계 경제 성장 둔화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는 한편 중국의 위안화 절상 노력을 강조했다.

◇ 펀드멘털 튼튼하지만 둔화는 불가피



G7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들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회의를 가진 뒤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신용시장 혼란이 글로벌 경제성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 기초가 튼튼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금융시장 혼란과 주택경기 침체 등 최근 경제문제들로 인해 세계 경제성장 둔화가 전망되지만 세계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조한 데다 이머징 마켓이 중요한 성장 동력을 제공해주고 있어 침체의 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깊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말로 풀이된다.

◇ 약달러와 위안화 절상은 다른 문제

또 하나의 화두는 위안화 절상이었다.


G7 경제 수장들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함으로써 심각한 무역불균형을 야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데이비스 도지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달러화 약세는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불가피하지만 위안화가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중국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경제 수장은 위안화 저평가가 무능의 결과라며 달러 약세를 멈추기 위한 공동 대책에 나서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측은 현 통화정책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로 위안화 절상 요구를 일축했다.

우 샤오링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이날 워싱턴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서 열린 경제 컨퍼런스에 참석, "위안화는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위안화 절상과는 달리 달러 약세에 대한 시각은 국가별로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강달러가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면서도 환율 결정이 시장 자율에 맡겨져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페르 슈타인부르크 독일 재무장관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에게 지금의 유로 가치는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최근 유로/달러 환율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상이한 시각과 관련, 일본 미쓰비시UFJ 뉴욕지점의 로버트 풀렘은 '달러화 (가치)에 대한 합의 부족'은 다음주 역시 달러 하락세가 계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 국부펀드 투명성 강조

G7 경제수장들은 최근 국제 자본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국부펀드의 투명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경제수장들은 국부펀드가 중국과 러시아 등의 국부펀드가 금융시장에 어떤 여파를 미칠 수 있는가에 관한 연구가 부족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또 국부펀드로 인해 세계 각국 정부가 자본 흐름을 막기 위한 장벽을 설치할 위험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메릴린치의 추산에 따르면 향후 4년 동안 국부펀드의 규모는 현재의 4배인 7조9000억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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