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검은 월요일'? 1900 지지 시험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7.10.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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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급락 영향 내주 1900 붕괴 우려… 연말까지 조정설도

미국증시의 '검은 금요일'이 우리증시에 '검은 월요일'로 이어질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1900이 무너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월요일(22일) 코스피지수는 하락갭(전거래일 종가보다 당일 시가가 크게 떨어져 일봉차트에 공백이 나타나는 현상)을 연출하며 급락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폭락(다우존스지수 기준 2.64%↓)의 후폭풍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900 지지 어려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다음주 코스피지수가 1900을 지지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60일 이동평균선(1894)도 지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 임정석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증시가 부동산 경기침체와 달러 약세, 실적부진 등의 악재로 급락했고 당분간 조정이 예상된다"며 "코스피지수도 1900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주식 현물 매도외에 프로그램 매도가 쏟아지며 지수가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도 예상했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19일 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가 0.25p로 줄었는데 월요일 지수가 폭락하면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더욱 쏟아질 것"이라며 "4조5000억원대 프로그램 차익거래 잔고가 풀리며 지수가 또다시 폭락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했다.


1900이 지지되지 못하면 조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경고론도 나온다.

임 팀장은 "이번주에 지수 1900과 60일 이동평균선이 한꺼번에 무너진다면 큰 줄기의 상승세는 끝났다고 본다"며 "이 경우 올 연말까지 약세흐름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은 반등을 보이더라도 지난 8월중순 대폭락 때처럼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은 긴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게 좋다"고 했다.

◇단기조정 그칠 가능성도

그러나 일부에서는 미국발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조기 종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증시가 조정을 받을수록 10월말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만 안정세를 보인다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말과 6월말, 8월중순 등의 전례를 볼 때 오히려 낙폭이 클수록 반등이 확실했다"며 "이번 조정도 단기간에 회복될 수 있고 우상향 흐름을 꺾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도 이번 급락장에서 주식을 팔기보다는 1900을 전후해 저점 매수에 나서는 게 중장기 관점에서 더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22일 우리증시의 폭락 정도와 22일 미국증시의 추가 하락 여부에 따라 지수의 단기 흐름이 좌우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다우존스지수는 19일 종가(13522)와 60일 이동평균선(13528), 120일 이평선(13533)이 간발의 차로 수렴해있는 상태다. 이 지지선이 뚫릴지 방어될지 관심이 이번주 주가 향배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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