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가 경선 2위 주자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19일 만났다. 이날 저녁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만난 두 사람은 경선 기간 갈등이 언제 있었냐는 듯 반갑게 악수하고 서로 끌어안았다.
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손 전 지사에게 선대위원장직을 공식 제안했고 손 전 지사는 "무슨 일이든 하겠다"며 화답했다. 그러나 선대위원장직을 즉석에서 수락하진 않았다.
비공개 석상에서 정 후보는 "당 따로 선대위 따로 굴러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당연직인 오충일 당 대표와 손학규·이해찬 세 분이 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역사의 진전을 위해 돕겠다"고 답했다.
손 전 지사를 수행한 송영길 의원은 손 전 지사가 선대위원장직을 곧장 수락하지 않은 데 대해 "(주변과) 상의를 해서 결정하겠다는 취지"라며 "부정적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손 전 지사의 제의로 '백세주'로 건배했으며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는 후문. 이들은 두 시간여 반주를 곁들여 식사한 뒤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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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후보측 민병두 의원은 "대선 정국과 관련해서 생길 수 있는 모든 의제에 대해 두 분이 폭넓게 논의하셨다"고 전했다.
◇선대위원장은 몇명?= 정 후보가 이날 오충일 손학규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 구상을 밝히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 후보가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던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이름이 빠졌기 때문.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 후보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김 전 의장이 원하는 역할을 제안할 거란 예측도 나온다.
정 후보측 박영선 의원은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사전에 조율된 것은 없는 걸로 안다"며 "정확한 내용은 내일 두 분이 만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와 김 전 의장은 20일 여의도의 한 호텔서 만나 점심을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