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헤지펀드 파산확률은 얼마?

서정두 알리안츠운용 대안·해외투자 이사 2007.10.2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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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두 알리안츠운용 대안·해외투자 이사

↑서정두 알리안츠자산운용<br>
 대안 및 해외투자본부 이사.↑서정두 알리안츠자산운용
대안 및 해외투자본부 이사.


최근 비우량 주택 담보대출(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해 일부 헤지펀드들의 환매정지나 수익률 급락 등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헤지펀드의 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헤지펀드가 과도한 차입을 통한 레버리지를 이용했기 때문에 시장 리스크에 취약했다는 인식속에 헤지펀드의 파산 가능성에 대해서 관심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헤지펀드의 파산 확률은 실제로 얼마나 될까. 2007년 1월 EDHEC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994년부터 2004년까지 헤지펀드의 파산확율은 0.2~0.5% 수준으로 나타났다.(파산은 큰 손실로 인해 펀드 운용을 중단하게 된 경우로 정의한다.) 또한 최근 펀드수가 급속하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파산확률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지 않았다. 사실 0.2%~0.5%라는 파산확률은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이 부도날 확률보다도 낮은 수치다.



하지만 파산확률이 높아지지 않았지만 파산 금액은 점점 커졌다. 1998년 금융시장을 흔들었던 LTCM의 손실이 40억달러였지만 2006년 애머런스(Amaranth)의 손실이 50억달러, 최근 서브 프라임때문에 베어스턴스 헤지펀드 한 개의 손실이 10억달러에 달한다. 물론 98년보다 경제 규모가 커진 탓도 있지만 손실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헤지펀드가 파산하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연구결과에 의하면 투자의 실패보다는 운영자의 부도덕성이나 회계처리 실수 등 '오퍼레이션(operation)'의 문제로 발생한 경우가 더 크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가 우려하는 헤지펀드의 투자 실패로 인한 파산은 0.1%내외 정도인 셈이다. 그래서 헤지펀드에 투자할 때 '오퍼레이션' 리스크를 가장 주의 깊게 살핀다. 또한 개별펀드의 투자 위험을 방어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여러 펀드에 분산해서 투자해야 한다.



실제로 이렇게 분산 투자된 헤지펀드의 수익은 악재가 발생했을 때 상당히 안정적인 성과를 거둔다. 최근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본격적으로 부각됐던 지난 8월 헤지펀드 인덱스의 수익률을 보면 - 1.81%를 기록했다. 물론 개별 펀드 별로 -80%의 수익을 거둔 것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헤지펀드 인덱스로 나타나는 분산된 헤지펀드의 수익은 사태의 심각성에 비해서 양호한 수준이었다. 또한 과거 주요 이슈가 발생했던 시점의 헤지펀드 수익률을 보면 1998년 러시아 사태만 제외하고 일반적인 예상보다 훨씬 안정적이었다.

헤지펀드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큰 위험은 무엇일까? 기관투자가들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 기관의 투자담당자입장에서 수익률보다도 '언론 리스크'가 가장 큰 위험이라고 답했다. 헤지펀드에 관한 부정적인 뉴스가 발표되거나 수익률이 낮아졌을 경우 전통적인 펀드에 투자한 경우보다 더 많은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위험을 가장 크게 본 것이다.

최근 서브 프라임 사태로 헤지펀드의 파산 우려가 높아졌지만 실제로 급격하게 높아진 것은 언론 리스크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전체 헤지펀드의 파산 리스크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높지 않다. 그러나 일반 주식·채권에 투자해 부도가 나는 경우보다 헤지펀드가 파산했을 때 더 많은 비난에 처할 수 있다는 비 대칭성이 기관들의 헤지펀드 투자를 꺼리는 한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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