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 '족쇄'...분양신청 해? 말아?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2007.10.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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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분양가 상한제 청약 고민

올 가을 청약대기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지금 신규물량을 분양받아야 하는지 여부다. 이 같은 고민의 시작은 무엇보다 지난 9월부터 시행된 분양가상한제에서부터 비롯된다.

공공택지에 이어 민간택지에까지 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와 기본형건축비, 가산비용으로 구성되며 원가에 적정 수익률을 더해 분양가를 책정하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여기엔 일반아파트는 물론 재개발, 재건축, 주상복합아파트 등도 피할 수 없다.



일단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물량은 상대적으로 분양가격이 싸다. 송파나 광교신도시와 같이 입지가 좋은 대규모 택지지구의 경우 인근 시세보다 최고 절반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그만큼 당첨자는 엄청난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단지를 '로또아파트'로까지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나름의 함정이 있다. 일정기간 분양받은 아파트를 팔지 못하는 '전매제한'이 그것이다. 전매제한은 민간택지의 경우 5~7년, 공공택지는 7~10년이다. 적어도 이렇게 정해진 기간동안에는 되팔 수 없어 장기간 자금이 묶이고 담보대출을 통해 분양받은 수요자는 오랜기간 이자를 물어야 하는 고통을 수반한다.



◆전매제한 기피 경향 뚜렷
이 때문에 청약자들은 가급적 장기간 전매제한에 걸리는 신규단지를 피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제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가 9월 이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공급된 19개 단지의 청약 상황을 분석한 결과 전매제한 적용 여부에 따라 경쟁률이 최대 12배 가량 차이를 보였다.

조사대상 아파트 중 전매제한에 걸리는 2개 단지의 경우 평균 청약률이 29%대에 머물렀다. 공급 물량의 71%가 초기부터 미계약 물량으로 남게 된 것이다. 반면 분양가상한제에 걸리지 않아 전매가 자유로운 17개 단지는 평균 청약률이 공급가구수의 3.4배에 달했다. 전매제한이 적용되는 아파트에 비해 11.8배나 경쟁률이 높다.

이런 결과를 감안할 때 적어도 현 시점에선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 조건 만으로는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기 역부족이란 사실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수요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전매가 자유로운 신규단지로 쏠리게 된다.


◆전매제한없는 신규단지 아직도 많다
다행스럽게도 수요자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신규 물량이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10월에 이어 11월에도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등기후 전매가 자유로운 신규분양물량은 총 8만2924가구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경기 2만6069가구 △서울 4757가구 △인천 4306가구 등으로 수도권 물량이 전체의 42%인 3만5132가구다.

▶서울 주요단지=가장 눈에 띄는 사업지는 역시 은평뉴타운이다. 11월 초 청약에 들어갈 예정인 은평뉴타운 1지구는 2817가구가 분양주택이며 이 중 원주민에게 특별공급되는 1170여가구를 제외한 1640여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은평뉴타운 1지구가 돋보이는 또하나의 장점은 이후에 공급될 2, 3지구와의 차별성이다. 즉 내년이후 분양되는 2지구와 3지구는 전매제한 규제를 받는다. 이에 비해 1지구는 전매제한을 받지 않는다. 공정률 80%를 넘는 시점에서 분양하기 때문에 내년 4~5월 입주후 곧바로 팔 수 있다.

신원종합개발이 공급하는 동작구 상도동 '신원아침도시' 역시 등기만 하면 전매가 가능하다. 79~149㎡(23~45평형) 886가구로 구성되며 이 중 309가구를 일반분양한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7호선 상도역과 숭실대입구역이 가깝다.

GS건설이 마포구 하중동 서강주택을 재건축하는 110~200㎡(33~60평형) 488가구 규모의 '한강 밤섬자이'도 11월 선보인다. 일반분양 물량은 76가구다.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이 걸어서 5분 거리로, 서강대교를 통해 밤섬과 한강시민공원을 이용할 수 있다.

롯데건설은 46~298㎡(13~90평형) 386가구 규모의 중구 회현동 주상복합아파트를 공급한다. 남산3호 터널 입구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철 4호선 회현역이 가깝다.

▶경기·인천 주요단지=개발 면적이 비교적 큰 대단지 분양이 몰려있다. 식사지구와 함께 수도권 서북부의 대표적 민간택지개발지구인 고양시 덕이지구가 공급을 앞두고 있다.

신동아건설과 동문건설이 공급에 나서는 덕이지구에는 총 4856가구가 들어선다. 신동아건설의 파밀리에타운은 3개 블록에서 112~360㎡(34~109평형)의 중대형 아파트 3316가구가 공급된다. 2개 블록에서 1540가구를 분양하는 동문건설의 굿모닝힐타운도 112~214㎡(33~64평형)의 중대형이 주를 이룬다.

이들 단지 모두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는 곳으로 등기후 전매가 자유롭다. 개발 초기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다른 택지지구에 비해 일산신도시의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일산신도시를 비롯해 주변지역 갈아타기 수요가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평가다.

고양시와 인접한 파주에선 문산읍 당동리에 들어설 현대건설의 '파주 힐스테이트 2차'가 전매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 아파트는 109~178㎡(33~54평형) 454가구로 구성된다.

용인에선 대림산업이 마북동에서 148㎡(44평형) 110가구로 구성된 'e-편한세상'을 선보이고 우남건설은 역북동에서 891가구 규모의 '우남 퍼스트빌'을 공급한다. 대한주택공사는 청덕동에서 99~112㎡(29~33평형) 988가구를 분양한다.

송도 국제업무단지 개발로 인해 청약률이 높은 인천에서도 대단지 분양이 이뤄진다. 청라지구에는 중흥건설이 13블록과 16블록에서 각각 501가구와 199가구를 분양한다. 인천도시개발공사도 17블록에 109㎡(33평형) 700가구를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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