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鄭, 첫 연설대결… 금산분리 두고 '팽팽'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7.10.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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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힐 세계지식포럼 30분 간격 초청강연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18일 광장동 워커힐호텔서 열린 '세계지식인포럼'에서 입심 대결을 벌였다.

초청연사로 나선 두 사람이 차례로 연설솜씨를 뽐냈다. 이 대결에서 두 후보는 금산분리 원칙과 교육정책 등에서 뚜렷한 견해차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18일 "현재 우리나라가 너무 경직적인 금산분리 원칙을 갖고 있다"며 대기업의 금융참여 허용을 주장했다. 대신 감독을 철저히 하면 된다는 것.

이 후보는 "금융 선진화가 성장의 혈액"이라 강조한 뒤 "저의 금융정책에서 정부는 더 이상 민간금융시장에 대한 간섭자가 아니라 도우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곧이어 연단에 오른 정 후보는 이 후보 연설내용을 미리 알기라도 한 듯 "금산분리 원칙은 지켜져야한다"고 역설했다.

정 후보는 "기득권세력으로부터 공정경쟁을 지켜내는 것이 정통 시장경제"라며 "불과 10년전 재벌이 금융사를 사(私)금고화해 외환위기의 발단이 됐다"며 이 후보에 반박했다.

그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가정신을 북돋우겠다"는 대목에선 이 후보와 차이점을 느낄 수 없었으나 "공정경쟁을 위해 최소한의 규제는 지켜져야 한다"며 이 후보와 각을 세웠다.


교육정책에서도 두 후보 생각은 달랐다. 이 후보는 "평준화를 명분으로 사교육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방치하는 것은 곧 기회의 불평등을 강요하는 일"이라며 "획일화와 하향평준화를 넘어 특성화와 상향평준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 후보는 '세계 유수의 사립학교들은 고액의 등록금을 받으면서 정원의 일정 비율을 저소득층 우수학생으로 선발, 이들에게 장학금을 준다"며 "이것이 교육복지이며 인재양성과 사회적 약자문제 해결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사례"라 평가했다.



반면 정 후보는 "자사고 100개 등 300개 특별고를 만드는 것은 고교평준화 해체"라며 "특별하지 않은 1100개 일반고 학생들은 뭐가 되느나"고 따졌다.

그는 "(이 후보 공약대로라면) 유치원부터 입시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며 사교육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입시부활 평준화해체 정글사회로 가는 교육정책을 택할지 아닐지 올 12월에 (국민의) 선택을 받고자한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변화를 주도할 줄 아는 친시장 친경제적 지도자가 나와야 경제에 파란불이 켜진다"고 강조한 반면 정 후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차별 없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어색한 만남?= 이날 포럼에 참가한 세계각국의 석학과 대학생들은 두 후보의 연설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다. 연설 뒤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정 후보는 영어실력을 뽐내려는 듯 영어로 인삿말을 해 눈길을 끌었다.

연설 뒤 곧장 행사장을 나서던 이 후보는 마침 들어서던 정 후보와 마주쳤다. 두 사람은 "어이구, 나중에 봅시다"(이 후보) "건강 조심하십시오"(정 후보)라며 짧은 인삿말만 나누고 헤어졌다.

두 사람은 이날 이화여고 류관순기념관에서 열리는 전국여성대회에서도 시차를 두고 연설 대결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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