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버블? 그게 중국이예요"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07.10.1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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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수혜주 급락..."장기 추세는 살아있다"

한국 증권가의 한 투자전략가는 최근 한 중국 금융인을 만나 이렇게 물었다.

"중국시장이 과도하게 오르는데, 버블 아닙니까?"

그러자 그 중국인은 이렇게 답했다.



"That's CHINA(그게 중국이예요)"

17일 코스피시장이 급락했다. 고유가 충격에다 미국 경기불안, 중국의 버블논란과 인도시장 급락(이 시각 상당부분 회복했다) 등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특히 중국 수혜주로 분류되던 POSCO (377,500원 ▲500 +0.13%)가 7%대 폭락했고, 현대중공업 (160,000원 ▲4,300 +2.76%)도 3%대의 하락세로 마감했다.

일부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날의 폭락세에는 무엇보다도 중국시장의 버블우려가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년도 중국기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전해지면서 급등했던 관련주들이 가장 크게 들썩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시각은 분명 달라 보인다. 버블 논란에도 상해와 심천은 약보합, 홍콩은 상승세다.


"That's CHINA"라고 외치는 중국인의 말 속에는 분명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의식, '중화(中華)'로 표현되는 자부심이 묻어있다.

'단순히 주가수익배율(PER)가지고 우리와 다른 나라를 비교하지 말라'는 자신감도 배어나온다.

투자자들은 당연히 혼란스러울 것이다. 어제만해도 시장 주도주를 주목하라했는데 시장 주도주가 한 방 세게 맞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세가 훼손될 수는 없을 것 같다.

오재열 한국투자증권 중화시장분석 수석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자.

"버블은 맞습니다. 그러나 실적도 좋고, 유동성도 좋고, 길게보면 추세는 여전히 좋습니다"

오 연구원은 다만 "10~15%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투자기간을 길게보면 중국시장은 지금도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보수적 관점으로 이름을 날렸던 앤디 시에 전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칼럼에서 "중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50을 넘어섰고 총 주택가치가 가계소득의 15~20배에 달하는 등 자산시장이 버블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버블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고 버블이 붕괴되도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라고 밝혔다.

인도시장 역시 장 초반 폭락출발하면서 이머징 마켓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가 16일 저녁 웹사이트를 통해 외국인 투자 제한 조치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인도 뭄바이 센섹스지수는 이날 7.9% 폭락으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장 막판에는 약보합수준으로 회복했다.

이같은 이머징마켓의 불안한 증시가 한국시장에 더 강한 하락압력을 주기는 지금으로서는 어려워보인다. 인도증시의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수급에는 더 좋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한국, 중국, 인도 등 어느 곳에도 당장 투자를 크게 늘리기에는 부담이 커 보인다. 장기추세는 강하지만, 10~15%정도의 조정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는 "특히 중국의 버블은 심각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중국기업의 생산비용이 늘면서 내년도 이익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중국 기업의 성장률이 떨어진다고 가정했을때 시장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며 "당분간 박스권 장세를 겨냥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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