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이마트 시대', 큰발 내딛다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7.10.1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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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 개발, 중국 출점 주도하며 후계구도 박차

'정용진의 이마트 시대', 큰발 내딛다


'정용진(사진)의 이마트'가 빠른 속도로 자기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 중국 사업은 활기를 띄고 있으며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자사브랜드(PL) 상품을 대거 내놓았다.

막강한 바잉 파워를 바탕으로 성숙하지만 젊은 이미지를 살리고, 큰 덩치지만 날렵하고 공격적이다. 정용진호가 이끄는 이마트의 요즘 모습이다.



선진국형 대형마트의 표본인 PL 상품은 이마트의 강력한 도전이자 정용진 부회장의 경영능력 검증에 마침표를 찍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PL 상품이야말로 대형마트가 취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수익구조의 개선이다. 더 크게 보면 물가의 향배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마트의 PL 정책이 갖는 의미가 단순히 한 기업의 돈 벌이 또는 후계자의 시험대에만 머무르지 않는 건 이 때문이다.



그래서 정용진 부회장은 많은 준비를 해왔다. 영국의 테스코나 미국의 월마트 같은 초일류 유통사들을 공부하며 필요하면 몸을 굽혀 배우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얼마전에는 열린 이마트 중소기업 상품박람회장을 찾아 먹어보고 만져보며 PL 협력사들의 현주소를 꼼꼼치 살폈다.

이마트 PL은 일반 브랜드(NB)보다 20~40%까지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대형마트는 물론, 제조업계 전반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올 게 자명하다. 가격 혁명을 통한 원가구조 개선은 국내 유통, 산업계 전반의 화두로 부상할 것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주목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에 이마트를 공격적으로 출점하는 요 근래, 유통업계 이슈의 중심에는 항상 정 부회장이 있었다.


상하이에 7개, 톈진에 2개 점포를 출점한 이마트는 중국 사업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5월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할 당시 정용진 부사장은 "월마트 인수로 국내 사업이 안정궤도에 진입한만큼 중국사업에 매진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신세계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은 PL 상품이 조기에 안정화 될 때까지 이 방면에 업무량의 거의 모두를 할애할 방침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보여주는 일련의 행보는 후계구도의 조기 안착과 연결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 정 부회장이 이명희 회장으로부터 많은 점수를 받은 게 사실이다. 또 1조원대로 추정되는 천문학적 증여세 납부를 공언해 물리적 후계구도는 사실상 완성시켰다.

하지만 앞으로 이마트 PL 상품이 불러올 산업계의 충격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은 정 부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어쩌면 이것이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대기업 오너이자 CEO로서 큰 의미의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PL 상품을 통한 근본적인 가격 혁명, 다양하고 공격적인 해외 사업 진출로 양질의 성장을 추구하고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앞선 파트너십 모델을 완성시키는 데 정용진 부회장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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