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외인투자 제한으로 본격 조정 맞나

엄성원 기자 2007.10.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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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신고점를 찍던 인도 증시가 조정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 뭄바이 센섹스지수는 17일 7.9% 폭락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엄청난 낙폭에 개장 직후 1시간 동안 거래가 중지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 전거래일보다 4.5% 하락한 1만8240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루피화는 6개월래 최대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루피/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6% 내려선 39.97을 나타내고 있다. 1998년 2월 이후 가장 가파른 내림세다.

이는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가 16일 저녁 웹사이트를 통해 외국인 투자 제한 조치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증권거래위원회는 외국인 투자자가 인도 기업 주식과 관련된 역외 파생상품을 발행, 갱신하는 것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참여 증권(PN, Participatory Notes)을 규제하겠다는 말이다. PN은 외국 자본이 외국인 기관투자자로 등록하지 않고도 인도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다. 특히 헤지펀드는 등록된 외국인 기관투자자가 발행하는 PN을 통해 익명으로 인도 증시에 우회 투자해왔다.

증권거래위원회가 오는 20일 외국인 투자 제한을 최종 결정하게 되면 외국 기관투자자의 인도 증시 파생상품 신규 발행이나 갱신이 일체 금지된다. 또 이미 발행된 PN은 18개월 안에 모두 상각 처리해야 한다.


헤지펀드 등 외국자금의 상당 부분이 PN을 통해 인도 증시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모간체이스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인도 증시에 유입된 외국 자금 170억달러 중 절반 이상이 PN 매입을 통한 투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하를 결정한 지난달 18일 이후 약 한달 동안 82억달러의 인도 주식을 사들였다. 이전 한달 외인 투자가 14억달러였다.

외국인 투자 증가에 인도 증시는 지난 15일 1만9000선까지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외국 투자 증가의 역효과로 루피화는 초강세 기조를 거듭하고 있다. 달러 대비 루피화 가치는 올해만 12.5%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급증하고 있어 인도 당국은 외국인 투자 제한이라는 극단적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뭄바이 SBI펀드운용의 자예시 시로프는 "정부가 경기 거품으로 이어질 수 있는 증시 급등세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모간체이스 싱가포르 지점 투자 전략가 클라우디오 파이론과 옌 핑호는 외국인 투자 제한이 투자 심리에 미치는 단기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 증시는 올들어 주춤했으나 미 연준의 9월 18일 전격적인 금리인하 이후 자금이 급격히 유입됨에 따라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올들어 31% 상승했다.

2002년 4000선에 머물던 인도 선섹스 지수는 브릭스 열풍이 일며 급등세를 지속, 5년만에 5배 가까이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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