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창업 전 꼭 알아둬야 할 것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2007.10.17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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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꿈땀]이상업 일진정공 대표

직장인이 창업 전 꼭 알아둬야 할 것


지그 지글라는 "어떤 일의 계획을 수립하는데 그 일을 성취하는데 드는 만큼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사업은 특히 더 그렇다. 영업, 자금, 인력조달 등 어느 분야 하나 허투루 넘어가선 안 된다.

오는 11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이상업(65) 일진정공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사회후배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창업에 도전하기 전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간에 먼저 사업계획을 상세하게 짜야 합니다. 철저하게 사업 준비를 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 사업계획서





이 대표는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두툼한 파일 하나를 꺼내 왔다. 사업계획서였다. 그가 1990년 일진정공을 창업하기 전, 3개월동안 준비한 것이라 했다. 사업 진행 일정부터 자금 입출 및 제조원가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맥을 중심으로 어떻게 영업을 전개할 것인가 등이 놀랄만큼 꼼꼼히 정리돼 있었다.

"매일 아침 새벽 2시에 깨서 새벽5시까지 창업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구상했습니다. 사업은 '장군 멍군'하며 장기를 두는 것처럼 하면 안 됩니다. 포석부터 전개까지 전체의 판을 짜나가는 바둑처럼 해야 합니다. 또 저는 사업계획서를 만들기 이전부터 사업을 하기 위한 경력관리를 이미 15년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69년 한국전력에 입사했다. "발전소 유지 보수 및 공사 감독일을 주로 맡아 했습니다. 업무가 너무 많아 계장 시험에서 떨어질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일을 열심히 해도 월급이 같다는 사실이 너무 싫어서, 한전을 그만두고 사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안정된 직장이었던지라 가족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일단 창업의 꿈을 접고, 77년 대신 대기업 계열 건설회사로 옮겼다. "엄청난 규모의 화학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일을 잘해 특별보너스도 받으며 인정받았지요."



덕분에 플랜트 건설사업부가 생긴 다른 건설사로 스카우트돼 직장을 옮겼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천억원짜리 공장시설 공사를 수행했습니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나중에 사업을 염두에 두고 전 직장을 비롯한 업계 사람들과의 관계도 잘 유지했습니다."

전문성을 충분히 닦았다고 생각한 그는 본격적으로 사업의 경험을 쌓기 위해 86년 관련 분야의 중소기업으로 옮겼다. "당시 저희 회사 사장께서 '누가 사장인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저는 공기업과 대기업을 모두 거쳤습니다만, 중소기업에서 3년 동안 일하며 사업에 필요한 많은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창업에 가장 도움이 됐던 경험도 중소기업에서 닦았다고 생각합니다."

# 원자력 플랜트



일진정공은 열교환기 등 석유화학 단지에 필요한 거대한 화공기기 및 산업 플랜트를 전문 분야로 하는 기업이다. "기존 저희 주력분야는 앞으로 5∼10년 동안 호황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된다고 기존 분야에 안주하고 있다간 도태되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연구소에서 관련 분야의 다양한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특히 원자력 플랜트 부품 등 차세대 에너지 관련 설비사업에서 새로운 주력분야를 찾고자 합니다. 저희는 EU·미국·일본·러시아·중국·인도 등 해외 6개국과 공동으로 펼치는 '국제핵융합실험장치(ITER)' 공동개발사업에 국내 중소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수준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물론 당장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겠지만 상장을 계기로 꾸준한 투자를 하면, 곧 결실을 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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