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행보 본격화 = 오후 2시 15분 출발지인 영등포구청 역에 도착한 문 후보는 넥타이를 매지 않은 노란색 셔츠에 캐쥬얼 정장 차림. 다섯 정거장을 지하철로 이동한 문 후보는 "제 아내가 제가 BMW(bus·metro·walk)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며 "버스를 타면 시야가 넓어지고 지하철은 시간에 딱 맞춰 갈 수 있다. 요즘같이 에너지 절감이 중요한 때는 걷는다"고 말했다.
신촌역을 빠져나온 문 후보는 시민들에게 쉴새 없이 악수를 청했다. 때마침 그의 얼굴이 실린 시사 잡지를 들고 오던 지지자와 만났고 팬이라며 책을 내민 직장인에게는 '사람이 희망'이라는 덕담과 사인도 해줬다.
◇민심은…?= 문 후보를 대하는 민심은 어땠을까. 답은 '반반'이다. 민심투어 도중 문 후보를 알아본 지지자들은 달려와서 "꼭 대통령이 돼 달라"고 수차례 당부했다. 그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맞수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밤빵 상인 이모씨(41·남)는 "지금 이명박 후보가 유리하긴 하지만 이 후보보다 훨씬 나라를 잘 이끌어갈 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라살림에 보탬이 될 분이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50대의 택시기사는 "'땅박이'보다 훨씬 낫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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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문 후보를 몰라보는 사람도 있었다. 보좌진이 문 후보와의 악수를 청하자 손사래를 치며 지나가거나 취재진을 거느린 문 후보에 "길을 막고 난리냐"고 짜증을 내는 시민도 있었다.
"대선 때마다 꼭 저런다"고 민심투어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민, "왜 카메라로 찍고 난리냐"고 카메라 기자에 불만을 나타내는 시민도 더러 있었다.
문 후보는 이날 민심투어를 마친 소감에 대해 "(시민들이) 너무 많이 알아봐서 깜짝 놀랐다. 구전이나 인터넷의 영향 같다"며 "TV토론 등에 몇번 더 나가면 지지율은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얼굴 알리기'는 문 후보가 당면한 최대 과제. "민심투어는 앞으로 2~3주간 창당일정을 제외하고는 계속될 것"이라고 캠프 홍보 담당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투어에는 정범구 전 의원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