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받는' 혹은 '떨어진' 제약사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7.10.16 16:12
글자크기

FTA·약가재평가·과징금 악재와 자유로운가?

제약업종의 주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주가가 수직상승하는 종목이 있는가 하면 속절없이 하락하는 종목도 있다.

녹십자는 16일 장중 한때 9만670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 치웠다. 장막판 매도물량이 나오면서 약간 하락하긴 했지만 종가 9만4300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140,000원 ▲4,500 +3.32%)도 장중 한때 8만4000원까지 상승하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인공뼈 전량 리콜’이라는 암초에 부딪히며 종가는 7만4700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상장이후 최고 종가다. 유한양행도 지난 8월말 기록했던 52주 신고가 20만7000원에 근접한 19만4500원에 장을 마쳤다.



잘나가는 종목과 달리 주가가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는 종목도 있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잘나가던 동화약품의 주가는 10월들어 주춤하고 있다. 자넌 7월2일 주가가 10만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16일 현재 7만9500원까지 하락했다. 한국슈넬제약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2240원을 기록한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16일 현재 52주 신고가의 반토막에도 못 미치는 1035원의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영진약품 역시 52주 신고가인 3100원의 절반 수준인 1525원까지 주가가 하락했다.

주가의 흐름이 좋은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의 차이점은 ‘한미FTA체결, 정부 약가인하정책, 공정위 과징금 부과’라는 3대 악재와 얼마나 연관이 있느냐 여부다. 이혜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양호한 외형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4분기중 제약주 주가흐름은 과징금 부과와 약가재평가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정부의 규제이슈로부터 자유로운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악재의 영향은 제약사의 실제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애널리스트는 “전체 제약사들의 원외 처방이 4.1% 감소한 것에 비해 상위 10대 제약사와 20대 제약사의 원외처방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6.4%, 3.5% 증가했다”며 “양극화 현상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녹십자는 제도 변화에 방어적인 품목 포트폴리오의 고른 성장세가 눈에 띈다”며 “유한양행은 레바넥스 매출 호조세와 함께 천연물 신약 파이프라인업을 통한 추가적인 신제품 사이클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3분기 실적은 약가 재평가로 인한 영향은 업체간 차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황 애널리스트는 “제약업종에 대한 투자 포인트는 향후의 매출 안정성, 즉 제도 리스크로부터의 자유로움이 되어야 한다”며 “독특한 제품 포트폴리오로 가격 인하 압박에서 자유롭거나, 수출 경쟁력의 보유 여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이 전무한 채 영업력으로 지탱해 왔던 제약사들은 불확실한 영업이익 탓에 주가 흐름도 양호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제약업종의 환경이 바뀌면서 제네릭(복제약)제품이나 수입제품을 판매하는 제약사들이 버틸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며 "제약업종에 투자할 때는 현재 가치는 물론이고 미래 성장동력 있는지 여부를 꼭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