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입맛 사로잡은 한국 고유의 맛

배현정 기자 2007.10.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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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탐방① 토종 치킨브랜드 제너시스 BBQ

편집자주 '인생 2모작'에 도전하는 창업자들이 가장 먼저 눈을 돌리는 것이 프랜차이즈 창업. 특히 대형 프랜차이즈에 대한 가입 문의가 쇄도한다. 자연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입지를 다져온 점에서 후한 점수를 줄 만하다. '사오정' '오륙도' 등 모진 세파로 하루 아침에 샐러리맨에서 '백수' 또는 '사업가'의 길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www.ikfa.or.kr) 관계자는 "국내 창업자들 중에는 어려서부터 식당 등에서 일하다가 노하우를 축적해 가게를 여는 경우는 극소수"라며 "경험이 부족한 초보 창업자라면 제품력과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이 검증된 프랜차이즈 가맹을 택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 년에도 수십 수백 개씩 새롭게 생겨났다 사라지는 브랜드들이 속출하는 국내 창업 시장에서 대형 브랜드에 대한 창업자들의 선호도는 점점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에 는 국내 대표적인 메가 브랜드(mega brand)를 탐방했다.

치킨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BBQ다. 12년 전 브랜드 런칭 당시에는 '치킨에 웬 브랜드?'하며 비웃음을 샀지만, 이제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BBQ'는 1995년 11월 1호점의 문을 열었다. 꼭 4년 만인 99년 9월에 1,000호점을 돌파했고, 현재 1,850여 가맹점을 거느리며, 국내 대표적인 치킨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은 한국 고유의 맛


'BBQ' 외에도 이름난 브랜드가 제법 있다. 요즘 뜨고 있는 'BHC'와 '닭익는 마을' 'U9' 'BBQ 치킨&비어' '찹스' '델리아띠' '숯불바베큐' '올리브 떡복이' '오션스타' 등 모두 10개 브랜드를 운영, 3,400여 개의 점포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외식업계 최초로 로열티를 받고 일본과 미국에 진출했다. 지금까지 중국, 베트남, 호주, 몽골과 계약을 맺는 등 22개국에 진출했고, 향후 사우디 아라비아, 뉴질랜드,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홍콩, 대만 등 총 37개국에 진출할 예정이다.



윤홍근 제너시스 BBQ 회장은 "창사 후 성장속도를 비교하면 맥도날드가 20년 만에 일군 성과를 우리는 10년 만에 이뤘다"며 "중국, 스페인 등 해외시장의 반응이 뜨거운 데다 프랜차이즈 본고장인 미국은 물론 중남미 14개국과 중동 2개국까지 진출하면서 오는 2020년까지 전세계 5만 여 개 가맹점을 개설, 세계 1위 프랜차이즈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은 6,800억원. 올해는 그 두 배가 목표다. 올해 1조 1,200억원의 매출을 자신한다. 12년 전에 비하면 성장율이 무려 80배를 넘는다.

창업 전문가들은 제너시스 BBQ의 성공 비결로 닭 요리의 다양함과 철저한 품질 관리 시스템에 있다고 꼽는다. BBQ의 치킨은 으레 호프집에서 치킨을 안주로 먹던 것의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 받는다.


석박사급 30여 명의 연구원으로 짜여진 '중앙연구소'는 끊임없이 변하는 고객의 입맛을 연구하는 기관. 밤낮으로 치킨 메뉴를 개발한다. 2005년에는 건강에 좋은 '올리브유 치킨'을 선보여 불포화지방산으로 인한 치킨에 대한 거부감을 걷어냈다. '콜드체인시스템'으로 구축된 자체 물류 센터를 보유한 점도 눈에 띄는 내용이다.

◆ 'BBQ' 이어 'BHC' 사업 확장 활발



BBQ는 올해부터 국내 1,850여 개 매장을 대로변 상권으로 옮기고 '숍인숍'(shop -in-shop) 개념 도입으로 변화를 기하고 있다. '배달 중심'에서 '맥도날드' 'KFC'와 같은 외식문화 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 도로변 노출로 30% 매출 신장이 예상되며, 숍인숍 개념 도입으로 30%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춰 신도시 등을 제외하면 신규 가맹점을 내주지 않는 상태다. 대신 'BHC'의 사업 확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2004년 9월 브랜드 출시이래 현재 850여 개 가맹점을 운영 중이다. BBQ에 이어 최단 기간 1,000개 가맹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BBQ와 같은 치킨 아이템이라는 점에선 일부 상권 충돌의 잡음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제너시스 BBQ의 설명은 이와 다르다. 박열하 제너시스 BBQ 상무는 "BBQ와 BHC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윈윈 관계"라며 "공동 마케팅과 원료 구매 등의 인프라 구축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동력 찾기도 눈에 띈다. 스시, 우동, 돈까스전문점 'U9'과 뉴욕형 델리샵의 테스트 샵으로 선보인 '델리아띠' 등이 새로운 외식 문화 아이템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U9'은 2003년 2월 출시 후 가맹점이 200개에 달할 정도로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초밥 기계 도입으로 일식 주방장이 필요 없어 초보 창업자에게 부담이 적어 인기다.

◆ 화이트미트 선호도 증가로 성장가능성 큰 시장

'치킨' 아이템 왜 인기인가? 창업 아이템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건 '대중이 지속적으로 선호하는 아이템인가?' 이다. 아무리 사업 수완이 뛰어나다 해도 사업 아이템이 대중의 기호와 평행선을 이룬다면 성공은 남의 집 일이다.



제너시스 BBQ의 치킨 관련 브랜드들은 이런 측면에선 일단 안정적이다. 닭고기가 웰빙 바람을 타고 해마다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것. 이른바 화이트 미트(white meat ·
쇠고기, 돼지고기 등 레드 미트(red meat)와 상대되는 개념)에 대한 소비자의 기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청신호다.

지난해 농림부에 따르면 쇠고기(1인당 소비량 6.8㎏→6.5㎏)와 돼지고기(17.9㎏→17.4㎏)가 소비가 줄어든 반면, 닭고기(6.6㎏→8㎏는 늘어 12년 만에 늘어 닭고기 소비량이 쇠고기를 눌렀다.

하지만 동네마다 치킨집이 있는데 '닭집' 차려 성공할까 라는 의문도 든다. 그러나 업계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현재 치킨 아이템은 국내 프랜차이즈의 약 10%를 차지하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탄탄한 시장을 구축해 나가고 있기 때문. 또 국민 소득 2만불 이상의 선진국으로 갈수록 닭고기 소비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시장 전망이 밝다. 1인당 닭고기 소비가 10마리에 그치는 한국에 비해 미국은 41마리, 홍콩은 42마리로 4배 이상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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