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버블 위험한 수준"-WSJ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10.16 08:18
글자크기

2년간 6배 급등 20년대 美증시와 유사…거품 꺼질시 충격 대비

"최근 중국 증시는 마치 1920년대 미국 뉴욕 증시를 보는 것과 같다"

중국 증시의 급등이 펀더멘털 문제를 불러 일으키며 지속가능하지 않은 수준까지 올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최근 2년간 6배 급등



중국 증시는 이러한 지적에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자신감을 반영하듯 중국 증시 가치는 최근 2년간 6배나 급등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6000선을 처음으로 넘어서며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WSJ은 중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사실은 틀림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중국 증시의 거품이 결국 터진다면 어떤 사태가 발생할 것인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때라고 강조했다.



거품은 종종 호황을 대혼란으로 빠지게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 증시 투자 열기가 오히려 시장 주도 금융 시스템 개선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긍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상하이에서 우한까지 중국 전역에 걸친 주식 투자 열기는 수천만명에 달하는 투자자들을 주식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 결과 중국 증시는 전세계 3위 규모로 커진 경제만큼이나 위력을 갖게 됐다. 또 증시 열풍은 최근 3년전에 비해 비약적인 금융 제도 개선을 가져왔다.

中증시 시총 3조7000억 달러-IPO 세계 최대


중국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주식들의 가치는 3조7000억달러에 달한다. 중국 증시 거래량은 세계 최대이며 기업공개(IPO)도 올해 세계 최대로 올라설 전망이다.

주식 투자 확대는 민간 부문 투자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낳고 있다. 주식 붐은 주식 기업들의 가치를 전세계적으로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걸음마 단계 중국 금융 기업들 마저 푸르덴셜 파이낸셜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투자하게 만드는 자금력을 제공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러한 거품이 충격없이 꺼지도록 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갑작스런 증시 붕괴는 경제 성장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6030.09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1년전만 하더라고 1771.29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얼마나 가파른 속도로 올랐는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 증시에서 본업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인 상하이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스티븐 궈는 "거품이 분명하지만 아무도 언제 터질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5000만 명의 개미군단 中증시 쥐락펴락

중국 증시는 5000만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이는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거래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선진국 증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 리처드 실라 교수는 "원래 위기란 것은 금융시스템 발전과 함께 커가는 것"이라며 "실제 문제는 이들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미국, 일본, 대만 증시 거품이 터졌을때 후유증은 심각했다. 신규 투자자들은 사라지고 경제 성장은 위협받는다. 1929년 주가 대폭락이 대공황을 야기했던 미국의 경험은 이를 잘 반영한다.

"中증시 1920년대 美증시와 유사"

마크 파버는 "최근 중국 증시의 흐름이 1920년대 미국 뉴욕 증시를 보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는 것 처럼 1920년대 미국 투자자들은 라디오 발명, 소비계층의 출현 등으로 미국 경제 번영을 믿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파버는 "경제에 대한 전망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증시 충격도 그만큼 컸다"면서 "뉴욕 증시는 1950년대 중반까지 회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대신 이러한 경험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투자를 돌아보고 안전한 보호채비를 갖추도록 만드는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1980년대 일본과 대만 증시도 중국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 1986년 일본 도쿄 증시는 투자열기로 미국의 시가총액을 따라잡고 세계 1위 증시로 올라서기도 했다. 일본 증시와 대만 증시는 지금 중국 증시의 상승 동력과 똑같이 부동산가치 상승, 강한 기업 수익, 엔화 가치 강세, 저금리, 투자 등이 급등세를 주도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대만 증시는 79% 급락했고, 일본은 10년간에 걸친 긴 불황의 터널로 빠져들었다. 가장 최근인 2000년 기술주 거품 붕괴도 뼈아픈 기억이다.

중국 증시에는 매일 수백만명의 신규 투자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 금융자산의 비중은 미국의 52%에 비해 턱없이 낮은 22%에 불과한 수준이다. 아직까지 더 오를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에 비춰봤을때 중국 증시의 거품 위험은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WSJ은 이 같은 증시 호황을 향유하기 전에 그 역효과도 생각해봐야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