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활용 펀드판매 극과극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7.10.16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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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양종금 '적극적'-대우·우리 '준비중'

 증권사별로 보험설계사(FP)를 활용한 펀드판매에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생명보험사를 계열사로 둔 증권사의 경우 그룹간 '시너지' 차원에서 보험 설계사를 활용한 펀드 판매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반 증권사들은 '개점휴업'이거나 실익이 없다고 판단, 조직마저 갖추지 않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취득권유인' 자격증을 소지한 1128명의 보험설계사를 통해 총 2735억원(9월말 기준)을 판매해 1위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7월말 판매액도 2090억원으로 최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자산관리지점과 삼성생명 등과 연계한 펀드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양생명을 계열사로 둔 동양종금증권은 1400명의 보험설계사들이 총 1110억원 어치 펀드를 판매해 뒤를 이었다. 지난 7월말 펀드 판매 실적은 883억원이었고, 판매실적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증권의 경우 891명의 보험설계사가 총 1320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한국금융지주에 보험사는 없지만 독립 보험대리점이나 외국계 위주로 접근해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증권 역시 계열사인 대한생명과 보험설계사 180명과 계약을 맺고 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판매했다.

 이에 비해 굿모닝신한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은 보험설계사 180명과 75명이 각각 310억원, 108억원의 펀드를 판매했다. 푸르덴셜투자증권과 CJ투자증권은 각각 81억원, 57억원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현재 보험사와 증권사는 보험사 설계사와 개별 판매 계약을 맺고 펀드를 판매한다. 동일 설계사가 다수의 판매사와 계약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따라서 생보사를 계열사로 둔 증권사들이 자사 계열 설계사 조직을 독점활용하는 구조다.


 특히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교보증권 등은 아직 보험설계사를 통한 판매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는 보험설계사들의 판매 역량이 검증되지 않아 향후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보험 설계사를 통한 판매액이 크지 않은데다 상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없이 무분별하게 펀드를 팔 수 있어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 판매보수가 보험상품에 비해 낮다는 점도 설계사들이 판매를 꺼리는 한 원인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설계사 몫으로 펀드 판매보수의 50~60%를 떼어주는데, 주식형펀드의 판매 보수가 판매액의 1.50%인 점을 감안하면 설계사가 1억원을 팔아야 90만원을 버는 식"이라며 "설계사 뿐 아니라 회사도 실익이 없어 활성화되기 전까지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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