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證, 대주건설 채무 절반 대지급

머니투데이 현상경 기자 2007.10.1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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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모럴해저드 유발 우려… 사실 숨기려 미공시등급CP 활용

한국證, 대주건설 채무 절반 대지급


대주건설이 자기자금으로 전액상환한 것으로 알려진 울산시 아파트 개발사업 자산유동화증권(ABS)에 대해 실제로는 한국증권이 이면계약으로 어음을 발행, 채무절반을 사실상 대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한국증권은 이 같은 사실이 시장에 알려질 경우 여파가 클 것으로 보고 어음발행 여부를 숨기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에서는 한국증권이 대주건설의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음을 감안, 장시간이 요구되는 복잡한 채권추심 대신 일정 수익이 보장되는 자기자본투자 형태를 빌어 사태를 빠르게 마무리 지으려고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거래가 또 다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발생할 때 건설사들의 채무상환 의무를 소홀하게 만들 선례가 될 수 있다며 크게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개발사업 시행사 서륭디엔씨의 대출채권 지급보증을 섰던 시공사 대주건설과 ABS 발행주관사인 한국증권은 지난달 초 상환자금 마련을 위한 비공개 합의안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한국증권이 채무절반인 175억원을 자기자본투자(PI)형태로 대주에 지원하면 대주는 이를 기반으로 350억원 채무전액을 상환해 파장을 진화키로 한 것.

이 계획에 따라 대주건설은 우선 지난달 12일 부동산 PF-ABS 채무를 차환 발행없이 순수자기자금으로 상환하기로 한국증권과 합의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곧바로 양측은 이틀 뒤인 14일 채무상환자금 마련을 위한 '어번 빌리지(Urban Village)'란 이름의 새로운 유동화회사(SPC)를 설립했다. 이 SPC는 '서륭디엔씨 및 대주건설 대출채권의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기업어음의 발행 및 상환'이 공식 사업목적으로 등록돼 있다.

곧바로 이 SPC는 기존 건설사업을 담보로 한 새로운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이 ABCP는 선순위 175억원, 후순위 175억원 등 총 350억원 규모로 발행됐으며 한국증권이 선순위, 대주건설이 후순위 어음을 전부 인수하기로 했다. 결국 한국증권이 자기자본 175억원을 해당 건설사업에 투자하는 형태로 자금을 지원한 셈이다.

대주건설은 이 재원으로 만기가 지난 ABS채무 상환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또 ABCP 발행과정에서 어음의 신용등급을 공시하지 않는 이른바 '미공시등급 어음'를 활용해 해당사실을 숨기고자 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어음(CP)은 대개 발행 당시 신용평가사를 통해 등급이 매겨지고 이 내용이 공시되면서 시장에 발행여부가 알려진다. 미공시등급 CP를 이용할 경우 시장에서 CP 발행여부를 알기가 어려워진다.

이에 대해 한국증권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공식적인 언급을 할 수 없다"며 "대주 ABS 해결문제는 극소수 관계자만 구체적인 내역을 알고 있다"고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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