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 숨기지 않는 '인간' 정동영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7.10.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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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 프로필

단점 숨기지 않는 '인간'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정동영 후보는 단점(?)이 많다.

일단 술을 잘 못마신다. "단점이 뭐냐"는 질문에 스스로 그렇게 답한다. 그게 뭐 단점이랴 싶지만 정치인으로서 많은 사람과 두루 친하려면 술 실력도 필요하다는 뜻.

설상가상 노래도 썩 잘하는 편이 아니다. '음주'와 '가무'에 모두 약한 셈. 하지만 그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그럴 법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자시절부터 정치인까지 화려한 이름을 날렸지만 정 후보의 유년기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부잣집 아들같다고요?"



▲고교시절▲고교시절
1953년. 전북 순창의 산골마을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때 전주로 유학을 나온 뒤 전주북중과 전주고를 다녔다. 고교 2학년때 아버지를 잃었다.

72년 서울대 국사학과에 입학했지만 고생은 여전했다. 어두운 시대였다. 73년 유신반대 집회로 구치소에 구금됐다. 74년엔 친구인 이해찬 등과 함께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 3개월 복역했고 출감 직후 군에 징집됐다.

장남의 고생을 보다못한 모친이 서울로 올라왔다. 정 후보의 세 남동생도 함께였다. 다섯 식구 생계가 막막했다.


어머니와 장남은 단칸방에 재봉틀을 들여놓고 아동복 바지를 만들었다. 동대문 평화시장에서 옷감을 사고 또 그곳에 옷을 내다팔았다.

따지고 보면 젊은 시절 술 마실 돈도, 노래를 부를 시간도 없었던 셈이다. 깔끔한 외모가 인상적인 정 후보지만 요즘도 "부잣집 아들같단 소리 들으면 억울하다"고 말한다.

#"사랑한다, 혜경아"

가난은 그의 러브스토리를 드라마틱하게 만들었다. 가난한 복학생이 피아노 전공 여대생 민혜경을 만났지만 집안 반대가 심했다.

취직을 하면 나을까 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기자란 직업은 예나 지금이나 좋은 신랑감은 아니었던 모양.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애인을 설악산으로 납치(?)하는 소동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지금도 이때를 인생 최고의 순간, 스스로 가장 멋있어보였을 때로 기억하는 정 후보다.

▲MBC기자 시절▲MBC기자 시절
이후 생활은 안정됐고 기자로 이름을 날렸다. 80년 5월엔 광주, 91년 걸프전땐 특파원으로 미국에 있었다. 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땐 현장에 나가 중계했다.

바로 그 95년. 당시 새 얼굴을 찾던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다. 인생 3막이 열린 셈. 이후 그의 궤적은 알려진 대로 '승리'의 역사였다.

97년 김대중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 2000년 또다시 전국최다득표(전주)로 재선의원이 된 뒤엔 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했다. 이때 완성된 폭발적인 연설솜씨는 이후 그의 전매특허가 된다.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의 주역으로 정권 말기 정풍운동을 이끌었다. 2002년 민주당 경선에서 중도사퇴하지 않고 완주, '경선 지킴이'를 자처했다. 대선 뒤엔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다.

#승리의 이름 정동영, 2007년은?

시련이 찾아왔다. 17대 총선 유세 당시 '노인폄하' 논란이 불거졌다. 당 의장에서 물러났고 비례대표직도 내놓았다.

그러나 총선 승리 후 재기했다. 이때 통일부장관을 맡아 개성공단을 일으켰다. 2006년 다시 당 의장을 맡았지만 지방선거, 재보궐 선거에서 박근혜 대표가 이끄는 한나라당에 연거푸 패했다.

▲신당 경선당시▲신당 경선당시
참여정부 인기가 떨어지며 차기 대선주자 자리도 위태로워졌다. 독일로 외유를 떠났다.

그리고 2007년. 절치부심한 정 후보는 귀국 후 전열을 가다듬었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했고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마침내 신당 대선후보로 선출돼 자신의 프로필에 오랜만에 '승리'의 기록을 추가했다.

스스로 꼽은 또 하나 단점은 마음이 약해 싫은 소리를 못한다는 것. 반면 정치하면서 도움도 된단다. "성질 없는 사람은 없죠. 그 때 한바탕 하면 (상대방은) 나중에 적이 되는데, 꾹 참고 지나가면 나중에 약이 됩니다"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정 후보는 참모들에게 싫은 소리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회의때도 주로 듣는 편이다. 그런 정 후보지만 자의든 타의든 경선 과정에서 적을 많이 만들었다. 이걸 어떻게 포용하느냐가 숙제로 남았다.

부인 민혜경씨와 사이에 아들 둘. 재산은 13억원.

△전북 순창(55)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 △MBC 기자·앵커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열린우리당 의장 △통일부장관, NSC상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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