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주식·인덱스 펀드 장점 두루 갖췄네

머니투데이 황숙혜 기자 2007.10.2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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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상장된 중국 관련 ETF(상장지수펀드)가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을 상당수 끌어들이며 기존에 상장된 ETF보다 높은 거래량을 형성하고 있다. 상장 첫 날 발행사의 예상을 뛰어넘는 매수세가 몰리며 10% 이상 폭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사실 10일부터 거래된 KODEX CHINA H의 인기몰이는 최근 중국 펀드의 쏠림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ETF는 거래비용과 세금 측면에서 인덱스펀드와 비교할 때 유리한 점이 적지 않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2조4691억원으로 약 5년 전 3552억원에 비해 595% 증가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ETF는 여전히 낯선 투자상품이다.

◇ ETF, 펀드야 주식이야?



이름에서 알 수 있듯 ETF는 일종의 펀드다. 다만 주식시장에 상장돼 하나의 개별 종목처럼 거래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뮤추얼펀드와 다르다. 즉, 주식처럼 거래되지만 그 속에는 한 그룹의 개별종목들이 포함돼 있다.

KOSPI200 지수를 추종하는 KODEX200과 KOSEF200을 필두로 국내 증시에 등장한 ETF는 지금까지 22개 종목으로 늘어났다. KOSPI200과 KRX100 등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자동차, 은행, 반도체 등 업종 ETF, 이밖에 성장 및 가치주로 구성된 ETF도 거래되고 있다.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KODEX CHINA H가 유일하다.

이처럼 ETF는 특정 지수나 업종의 주가와 연동해 가격이 형성된다. 따라서 개별 종목이 아닌 시장에 투자하기에 적합한 상품이다. 특정 업종이나 시장 대표지수의 상승에 베팅하고 싶을 때 관심을 둘 만하다.


ETF의 가격은 △ 추종하는 지수로부터 산출되는 이론 가격과 △ ETF의 순자산가치(NAV), 그리고 △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벤치마크 지수에서 산출하는 이론 가격은 해당 지수에 특정 배수를 곱한 값이다. KODEX200의 경우 코스피200 지수에 100을 곱한 값이 이론 가격이다. 순자산가치는 ETF의 바스켓에 포함된 기업의 자산가치로 산출되며, 시장 가격은 말 그대로 시장 수급에 따라 형성되는 가격이다.

세 가지 변수를 종합해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ETF의 가격은 이론적으로 펀드에 포함된 종목의 자산가치에 수렴해야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수급으로 인해 괴리가 발생하기도 한다.

ETF, 주식·인덱스 펀드 장점 두루 갖췄네


◇ 거래비용·세금 펀드보다 낮아

ETF는 개별 종목에 비해 변동성이 작다. 지수가 급등락하지 않는 한 ETF도 크게 오르거나 빠지지 않는다. 그만큼 원금손실 리스크가 작은 한편 기대 수익률도 개별 주식에 비해서 크지 않다.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보다 시장 상승률만큼 수익을 얻는 데 만족하는 투자자에게 ETF가 어울리는 이유다.

안정성 이외에 펀드에 비해 거래비용이 저렴한 것도 ETF의 장점으로 꼽힌다. 연간 0.7% 내외의 운용보수만 있을 뿐 펀드에 가입할 때 내는 선취 및 후취 수수료나 환매 수수료를 따로 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가는 인덱스펀드에 가입하는 것보다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다.

ETF는 주식과 마찬가지로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뿐만 아니라 거래세도 면제되기 때문에 개별 종목이나 펀드에 비해 비용이 저렴한 투자상품이다.

물론 HTS(홈트레이딩시스템)이나 지점에서 주문을 낼 때 증권사에 내는 수수료는 주식과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 해외 ETF로 막힌 길도 뚤어

미국과 홍콩 등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한국보다 ETF의 역사가 길 뿐 아니라 종목도 다양하다.

한국증권과 굿모닝증권, 리딩투자증권 등 해외 주식투자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를 이용하면 해외 증시에서 거래되는 ETF에 투자할 수 있다. 해외 ETF를 적극 활용하면 미국 부동산 시장 하락에 베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물, 원자재 등 펀드를 통하지 않고 특정 섹터에 투자할 수도 있다.

가령, 차이나 A50 인덱스(China A50 Index)를 이용하면 중국 내국인 전용증시인 A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 차이나 A50 인덱스는 A시장에 상장된 종목을 추종하는 유일한 ETF로, 상하이 A시장에 상장된 50개 종목이 편입돼 있다. 은행과 보험을 포함한 금융주와 부동산, 소재, 전기전자, 에너지, 음식료 등 다양한 섹터의 종목들이 포함돼 있으며, 바클레이 글로벌 인베스터스가 운용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해 미국 부동산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SRS에 관심을 둘 만 하다. SRS는 미국 부동산 가격의 움직임과 반대 방향으로 가격이 형성되도록 설계된 ETF다.

SRS는 미국의 부동산 리츠 지수인 다우존스 US 부동산지수(Dow Jones U.S. Real Estate Index)를 반대 방향으로 추종한다. 즉, 부동산 시장의 추세가 내리막길을 탈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이며, 아멕스(아메리카증권거래소, American Stock Exchange)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밖에 해외 주식시장에 식수 관련 회사나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ETF가 상장, 거래되고 있어 테마펀드에 가입하기 전에 비교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PowerShares Water Resources(PHO)는 50% 이상의 매출을 물 관련 산업에서 창출하는 41개 기업을 편입한 Palisades Water index를 추종하는 ETF다. 지난 18개월 동안 16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형성했다.

다만 해외 증시에 상장된 ETF에 투자할 때는 환율 움직임에 신경써야 한다. 또 국내 ETF와 달리 투자 차익에 대해 22%의 세금을 내야 하는 점도 기대 수익률을 가늠할 때 감안해야 할 문제다.

◇ 유동성, 괴리율에 주의해야

ETF에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할 것은 유동성에 주의해야 한다. 또 편입된 종목의 순자산가치와 가격의 괴리율이 적정한지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시장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을 경우 순자산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실제로 특정 업종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벤치마크 지수의 상승에도 수급이 꼬이면서 내림세로 마감한 바 있다.

또 매수 시점에 단기적인 상승으로 ETF 가격이 순자산가치보다 고평가되지 않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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