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대표사업 성공적으로 이끌 것"

대담=방형국 건설부동산부장, 정리=송복규 기자, 사진=임성균 기자 2007.10.15 11:35
글자크기

[머투초대석]한국토지공사 김재현 사장

제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에 다녀온 경제계 인사와 기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협력 분야에서 많은 합의가 이뤄진 만큼 앞으로 한국 기업들의 대북사업이 활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한국토지공사는 남북경협을 이끌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토지공사는 남북경협의 대명사인 개성공단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해주경제특구 개발도 도맡을 가능성이 크다.



"남북경협 대표사업 성공적으로 이끌 것"


토지공사 김재현 사장이 남북정상회담에 임박해 갑자기 특별수행원 명단에 오른 것, 오는 11월 임기가 끝나는 김 사장을 1년간 연임하는 방향으로 힘이 쏠리는 것 등은 남북경협에서 토공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토지공사 김재현 사장을 만나 개성공단, 해주특구 등 남북경협사업과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굵직한 사업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에 다녀오셨는데 소감은.

▶노무현 대통령이 군사 분계선을 걸어서 북한으로 넘어갈 때는 왠지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북한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함께한 오찬, 북측 인사들과 간담회, 아리랑 공연 등 모든 것이 생생합니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한반도 평화 정착과 민족 공동 번영을 위한 합의문을 채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는 안보는 물론 경제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실행력을 갖출 경우 남북경협 전반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입니다.


-연말 1단계 조성사업이 마무리되는 개성공단이 최근 집중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의미와 경제효과는 얼마나 된다고 보십니까.

▶개성공단 1단계는 분단 60년만에 처음 시도한 남북경협 사업입니다. 남북 한 민족이 함께 생활할 터전인데다 남북간 신뢰를 조성했다는 점에서도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개성공단 1단계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국내 생산유발 효과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경제에도 단순 외화유입 외에 시장경제에 대한 학습효과, 기술습득 등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SOC 지원 등으로 민족경제 균형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동안 불편했던 개성공단의 통행과 통관, 통신 문제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이외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나요.

▶남북경협의 발목을 잡았던 통행, 통관, 통신 등 3통 문제가 해결된 것은 큰 성과입니다. 앞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원산지 특례인정, 컴퓨터 등 전략물자 반출입 문제 등이 해결되면 남북경협 활성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북이 해주경제특구 조성에 합의했는데 어떻게 개발되나요.

▶해주경제특구의 규모와 추진일정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다음달 남북총리급 회담에서 양 정부가 사업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주는 개성공단은 물론 수도권과 가깝고 항만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단순 공업단지가 아닌 산업 물류 거점으로 개발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절대적으로 협조하더라도 지질조사, 구역지정, 건축공사 등 최소 6∼7년 정도 지나야 기업들이 실제 입주할 수 있습니다.



"남북경협 대표사업 성공적으로 이끌 것"
-해주특구 재원 조달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요.

▶개성공단을 조성할 때도 처음에 우려가 많았지만 시장경제논리에 따라 문제 없이 추진됐습니다. 해주경제특구 역시 분양만 제대로 되면 자금 운영상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3통 문제가 해결된 것 처럼 국내외 기업들이 입주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만 조성된다면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겁니다. 계획 단계부터 국내외 입주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등 재원 조달 방안을 강구할 계획입니다.



-개성공단 2단계 사업은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가요.

▶올해안에 개발계획을 확정하고 내년 착공할 예정입니다. 분양은 2009∼2010년쯤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1단계 분양에서 탈락한 기업이 200여곳에 달하는데다 꾸준히 입주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입주 수요는 충분한 상황입니다. 우량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개성과 해주 외에 개발거점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곳은 어디입니까.



▶신의주는 중국과 연계 개발할 수 있고 나진선봉은 물류 거점지로 잠재력이 큽니다. 남포는 풍부한 노동력을 갖춘데다 입지여건이

우수합니다. 이처럼 각 지역마다 장점이 달라 특정 지역을 향후 개발지로 꼽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기업 수요가 많고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을 앞당길 수 잇는 곳을 먼저 개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대북 사업 외에 베트남, 알제리 등 해외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요.



▶베트남 산업단지와 알제리 부이난 신도시 등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해외사업입니다. 베트남 산업단지는 박장성 번쭝지역에 조성하는 것으로 지난 8월 박장성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2009년 2월 착공을 목표로 현재 투자허가신청 및 토지사용권취득 등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알제리 사업은 올 1월 부이난개발청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비투자형 기술지원 형태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에 신도시 건설 기술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남북경협 대표사업 성공적으로 이끌 것"
-세종행정중심복합도시와 혁신도시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행정복합도시는 지난 7월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12부 4처 2청 등 정부에 청사부지를 공급했고, 첫 마을 부지는 주택공사에 공급했습니다. 개성있는 도시 조성을 위해 기존 입찰 방식에서 벗어나 설계공모를 통해 높은 점수를 받은 업체에 공동주택 부지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혁신도시는 10곳 중 6곳의 사업시행을 맡고 있습니다. 지난 2월 특별법 시행 이후 각 단계별 일정에 따라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혁신도시 건설에 필요한 재원은 보유토지를 매각을 통해 자체자금으로 우선 충당하고 부족할 경우 토지개발채권 발행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국토개발의 패러다임이 환경과 삶의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국토개발에 대한 철학을 말씀해주세요.



▶같은 나무라도 예술품을 만들지, 땔감으로 쓸지에 따라 미래가치는 달라집니다. 소중한 국가자원인 국토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발 방향에 따라 향후 가치가 좌우됩니다.

현재 국토개발의 패러다임은 도시와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자연 속에 어울리는 도시를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저의 개발 철학입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