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야기] 强주가·弱달러의 한계는 어디일까<상>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7.10.1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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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위기를 극복하고 미국 다우와 S&P 주가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숱한 금융기관들이 3분기 실적 손실을 기록하고 500대 기업의 이익이 2002년 1분기 이후 처음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주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8월17일 163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최근 한달간 4개의 갭을 만드는 기염을 토하며 2000대로 안착했다.
9월18일 미 FOMC 금리인하의 여파로 미국 증시가 급등한 다음 날인 19일 첫 갭상승을 이룬 뒤 추석연휴 동안 미증시가 지속 상승하자 27일 2번째 갭을 만들었다.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10월2일 3번째 갭을 만들었고 S&P지수마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다음날인 10일에 4번째 갭을 형성했다.



미증시에만 꿰맞춘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결론이 변하진 않는다. 조선 철강 중공업 등 중국 성장세 지속에 따른 수혜에 어떠한 변화도 없고 자산운용사, 연기금, 그리고 법인의 주식매수가 지속되는 것도 그대로인 상태에서 4번의 갭이 만들어진 이유를 미증시 영향이 아니라고 부인할 도리는 없으니 말이다.

버냉키 연준리 의장이 재할인율을 2차례에 걸쳐 1%포인트 낮추고 콜금리도 0.5%포인트 인하하면서 전임자인 그린스펀의 철학을 답습했지만 다른 쪽에서는 그 이상의 조치가 취해졌다.
지난 9월7일 4000명 '감소'로 발표됐던 미국 8월 비농업고용자수가 한달 뒤 8만9000명 '증가'로 둔갑했다. 급락하던 증시가 활황세를 회복하자 더 이상 경기침체나 고용악화 같은 비관적인 전망은 불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모기지 사태만으로는 금리인하 단행시 모럴해저드나 무책임한 투자에 대한 구제라는 비난이 고조될 수 있기 때문에 충격적인 8월 고용지표를 터뜨렸다.
주가가 오르면서 모든 사람이 금리인하를 환영하고 금융권에 대한 구제금융도 중앙은행 본연이 책무라는 반응을 얻게 되자 한달 뒤 통계오류라는 변명으로 수정치를 내놓았다.
너무 음모론적인 추론일지는 몰라도 투명성을 강조하는 미국의 입장에서 매년 반복되는 신학기 전후로 변동돼온 신임 교원수를 누락했다는 변명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씨티은행의 경우는 예정을 앞당겨 실적을 발표하고 Q&A 세션도 사전 녹음된 CEO의 발언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다른 은행들의 실적과 비교되면서 쏟아질 질문을 회피하는 술수라고 비난이 가해졌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향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될 재무제표를 낱낱이 살펴보면 회계장부 조작여부를 포착할 지 모른다는 주장까지 했다.

삼성전자도 깜짝 놀랄만한 실적을 발표했다. 어떤 애널리스트의 전망치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주가가 장기상승추세선인 53만원을 위협하자 어닝서프라이즈를 통해 주가부양을 꾀했다는 지적이 있다.


미국 고용지표, 씨티은행, 삼성전자의 경우 모두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주가가 다시 고공행진을 펼치는 마당에 이러한 의구심 자체가 쓸데없는 것이라도 호도하겠지만 밝혀지지 못하는 진실이라도 존재하는 법이다.

이처럼 온갖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 주가를 부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달러약세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될 변수로 자리하고 있다.
미국의 달러약세 유도를 단지 무역적자 축소를 위한 조치로 보면 오산이다. 미국 증시 부동산 채권은 모두 달러표시다. 달러가치가 오르든 내리든 미국의 입장에서는 불변가격이다.
달러약세는 다른 통화의 강세를 뜻하는데 여기에 미국의 노림수가 있다. 현재 미국 기업 상당수가 해외로 나가있으며 미국 금융기관의 해외투자 또한 전세계 최고액수다.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이나 외국에 투자된 돈의 달러평가액을 높이는 방법은 투자국 통화강세가 가장 용이한 수단이다.

지난 85년 플라자협정이래 미달러는 20년이상 약세를 보여왔다. 블랙먼데이, 닷컴버블 붕괴, 9/11 테러, 이번 서브프라임 위기 등으로 증시에 굴곡이 있던 것처럼 환율에서도 숱한 변화가 있었지만 대세는 여전히 약달러와 주가상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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