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상승세는 불가능한가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7.10.1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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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필립스 20억달러 비드 힘못써..매도파워만 확인

LG필립스LCD(LPL) 지분 처분에 따른 20억달러의 매수세가 나왔지만 원/달러환율은 오히려 고점확인만 한 꼴이 됐다. 2주만에 처음 920원대로 올라서면서 초반 기세는 등등했으나 환율상승의 불가능성만 강화했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날보다 0.9원 오른 917.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화는 급등 개장했다. 필립스의 LPL 지분처분에 따른 환전수요가 2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날 종가보다 무려 4.8원이나 높은 921.0원에 개장했다.

그러나 921.4원을 월고점으로 기록한 뒤 10시10분 918.1원으로 속락했다. MAR 주문이었기 때문에 가중평균치를 맞춰야 하는 부담으로 매수세가 소극적이었을 뿐더러 이러한 매수세 등장으로 환율이 뜰때를 노린 업체매도세가 득세하면서 환율상승 기조는 소멸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오후장 후반까지는 918원 초반대를 저점으로 하고 919원대를 고점으로 하는 물량교환 행진이 이어졌지만 장마감을 15분 앞둔 2시45분부터 롱플레이의 손절매도가 시작되면서 2시55분 916.6원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한 딜러는 "이미 어제 장마감 이후부터 LPL 관련된 거래가 이뤄졌다. 요즘같은 장에서 오버나잇으로 5원이나 높은 갭업이 생겼다면 이미 개장가로 이 수요가 다 반영됐다고 봐야하는 것이다. 어제 오버나잇 롱을 못들었거나 오늘 개장초부터 적극적으로 숏플레이를 펼치지 못한 세력에게는 이같은 환율변동이 오히려 독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종가가 지난 9일 918.6원으로 오르며 월고점을 경신한 날 종가(918.5원)보다도 밑도는 917.1원에 그쳤기 때문에 향후 환율 방향을 밑으로 보는 시각이 기승을 부릴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이같은 특별한 수요가 또 등장할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에서 주가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글로벌달러도 약세를 재개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연저점(913원)에 대한 도전 타이밍을 재볼 수 있다는 견해다.


한 딜러는 "약달러에 주가 최고치고 금통위 이후 나온 당국의 멘트를 봐도 경직된 개입의지를 찾아볼 수 없는데 913원선이 철벽이 될 이유가 있는가"라면서 "지금 당장은 시장 파워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록 이달 현재까지는 913∼918원의 박스지만 900원선 붕괴를 예상하는 시각이 늘어가고 있는 반면 913원선을 바닥으로 보는 세력도 여전한 상태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 힘의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 급격한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옵션시장에서 4% 초반대 변동성 비드가 강화되는 점도 이를 방증하는 것이라는 뜻이 된다.

장중 변동이 격해지고 있다는 것은 시장이 정체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큰 흐름의 예고일 수 있다. 장중에도 4∼5원의 변화면 생사를 구분하기 충분하며 추세적으로도 긴장을 늦출 상황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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