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노동, 비정규직 토론회서 1시간 갇혀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7.10.1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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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사업장 비정규직 행패로 '난장판' 끝에 무산

1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올리브타워 20층에서 열린 '비정규직 고용개선을 위한 노사정 대토론회. 이날 토론회는 비정규직법 시행 100일을 맞아 민주노총까지 참여해 노·사·정이 비정규직법의 개선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토론회는 시작부터 파행으로 얼룩졌다. 노사 대표의 인삿말에 이어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인삿말을 하는 과정에서 이랜드와 코스콤, 기륭전자 등 비정규직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사업장의 비정규직연대 회원 30여명이 이 장관을 에워쌌다.



이들은 이 장관의 면전에서 "현대판 노예제도 비정규직법을 박살내자", "비정규직법 즉각 철폐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쳐댔다. 이 장관은 잠시 말을 멈춘뒤 계속 진행하려고 했으나 비정규직들의 목소리에 묻혔다.

이 장관은 "여러분들의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분의 태도는 온당하지 않습니다"고 일갈한뒤 겨우 인삿말을 마쳤다.



그러나 이 장관의 호통에 흥분한 비정규직들이 자리로 돌아가려는 이 장관을 막아서면서 사태는 더 커졌다. 이 장관을 보호하려는 진행요원들과 항의하는 비정규직들과 몸싸움이 빚어지고, 토론회 참석자와 비정규직들 사이에 욕설과 막말이 오가는 등 토론회장은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해버렸다.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으나 비정규직연대 회원들이 몸으로 저항하면서 이 장관은 토론회장 뒷편 비좁은 공간에 1시간 이상 갇히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토론회장이 연좌농성장으로 변하면서 토론회는 무산됐다.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사정이 딱하기는 하지만 비정규직법을 둘러싼 우리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해보자는 자리마저 깽판을 놔서야 어떤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겠느냐"며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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