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직원, 강문석 이사측 항의방문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07.10.1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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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간 시위…효행록 전달 시도

동아제약 (106,900원 ▲1,600 +1.52%) 직원 300여명이 11일 강문석 동아제약 이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수석무역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동아제약발전위원회 소속 직원 250명과 천안공장에서 올라온 노조원 50여명으로 이날 수석무역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강문석 이사에게 경영권 찬탈 행위를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수석무역의 최대주주인 강문석 이사는 지난 4월 동아제약 이사회에 재입성한 이후 수석무역 대표에서 물러나 등기이사직만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 수석무역 본사 앞에 길게 늘어선 다음 "불효자가 회사경영 웬말이냐", "직원앞에 나설려면 인격수양부터 하고 와라", "직원생계 위협하는 강문석 이사는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30여분만에 해산했다.

이들은 강문석 이사에게 효의 의미를 담은 '효행록'과 직원들의 뜻을 담은 서신을 전달하려고 시도했지만 이날 강문석 이사가 수석무역에 출근하지 않아 실제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차세광 동아제약 부장이 곽봉주 수석무역 이사에게 효행록을 전달했지만 곽 이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차세광 동아제약발전위원장은 "부모를 모시고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효의 의미를 되새겨 보라는 의미로 '효행록'을 전달했다"며 "강 이사는 더 이상의 불효를 저지르지 말라"고 말했다.

동발위와 노조원들은 강 이사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더 이상 회사를 위태롭게 하는 경영권 흔들기를 행위를 중단하고, 자숙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서 사용된 문구는 지난 3월에 비해 과격해졌다. 지난 3월까지만도 강 이사가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는 정도의 간접적인 비판 문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불효자' '인격수양' 등 강 이사를 정면으로 공격하는 문구를 사용했다. 양측의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 수석무역 측은 동아제약 직원의 이번 항의 방문이 경영진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석무역 관계자는 "회사의 지시 없이 평일 오전 근무시간에 직원들이 다른 회사에 항의 집회에 나선다는 것은 절대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며 "현 경영진이 궁지에 몰리자 직원들까지 동원해 경영권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 논현동 수석무역 본사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있는 동아제약 직원들. 이들은 "강문석 이사는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서울 논현동 수석무역 본사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있는 동아제약 직원들. 이들은 "강문석 이사는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동발위와 노조원이 보낸 서신 전문.

강문석 이사에게
지난 3월 합의에 다소나마 안심했던 우리 직원들 지금 마음이 위태위태하며 생계위협을 느끼고 있습니다. 외파에 상처받으며 자존심도 상합니다. 강문석 이사의 아버님이신 회장님이 연로한 연세에 수심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부모를 공양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지금 강문석 이사가 보여주는 행동은 이러한 선인들의 깨달음과 선례를 무색하게 합니다.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지는 못할지언정, 자식으로서의 기본적인 도리 조차 거스르는 불효는 이제 그만하기 바랍니다.

또한 좋은 실적을 내며 회사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뛰는 직원들을 격려해주고 동아제약의 발전을 성원해 줄 수는 없습니까? 동아제약 이사로서 일익을 담당하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하실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부모도 형제도 그리고 함께 일했던 우리 동아제약 가족에게마저 모두 등돌리고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끊임없이 동아제약을 노리는 세력과 손을 잡고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입니까. 진정 동아제약을 생각하고 위하는 길이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주길 바랍니다.

2007. 10. 11

동아제약 직원·노동조합 일동 드림

↑ 차세광 동아제약 부장이 곽봉주 수석무역 이사에게 효행록을 전달하고 있다.↑ 차세광 동아제약 부장이 곽봉주 수석무역 이사에게 효행록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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