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아이폰'-'오비' 대응책 찾았나?

머니투데이 이구순 기자 2007.10.11 15:24
글자크기

단말기-이통사 협력 음원유통사업 '시험판' 나와

삼성전자 (64,200원 ▼500 -0.77%)가 애플의 '아이폰'이나 노키아의 '오비(OVI)'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찾은걸까?

애플과 노키아가 '콘텐츠+단말기'라는 사업모델로 세계 휴대폰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반면 특별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은 삼성전자는 시장 흐름에 뒤쳐지는 것 아니냐는 질책을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SK텔레콤·KTF와 손을 잡고 디지털 음원 유통사업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혀 주목된다.



'휴대폰 뮤직 Try & Buy 프로젝트'라고 이름붙여진 협력사업은 사용자가 휴대폰에 기본적으로 내장된 음악이나 뮤직비디오의 일부분을 먼저 감상하고(TRY), 마음에 드는 음악만을 골라서 무선인터넷으로 다운(BUY) 받는 것. 휴대폰에 내장되는 음악은 3사가 공동으로 제작한 디지털 앨범에 수록된 음악이 대상이다.

음원의 소유에서부터 유통까지 3사가 공동으로 하게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3사는 내년 1분기 중 약 15곡 가량의 음악을 담은 디지털 앨범을 내놓기로 하고 15억원 가량의 자금을 공동으로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단말기 업체와 이통사의 협력을 통해 음원을 유통하는 참신한 모델을 시험하는 첫 단계"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국내 사업이 성공적이라고 평가되면 국내 사업 확장은 물론 글로벌 확장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통사의 저항, '협력'으로 보듬어 새 가능성

노키아는 올 연말 음악과 동영상, 게임등의 콘텐츠를 내려받을 수 있는 '오비'라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전용 휴대폰도 만들어 뒀다.


세계 이동통신회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자기들 몫이었던 디지털 음원 유통수익에 위협을 느끼는 것이다. 이통사들은 대부분 '멜론'이나 '도시락'같은 자체 음원유통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는데 '오비'가 이를 나눠먹자고 덤비고 있기 때문.

이 때문에 세계 이통사들은 '오비'용 휴대폰을 구매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고 주요 이통사들은 '오비폰'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치면서 노키아에 저항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폰' 역시 이런 고민은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이런 저항을 '협력'이라는 수단으로 끌어 안았다. 이 점이 '아이폰'-'오비'와는 차별적인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수익을 이통사와 나누는 협력방식으로 '단말기+콘텐츠'의 새 흐름에 유연하게 동승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체 음원유통 사업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애니콜랜드'나 '삼성미디어스튜디오'를 통해 음원유통에 살짝 발을 담그고 있고 소리바다와 제휴로 사업확대를 꿈꾸기도 했다. 그러나 그 때마다 SK텔레콤이나 KTF같은 이통사들의 견제가 높은 장벽으로 작용해 사업확대 계획을 접었었다.

◇협력모델, 세계로 넓힐 수 있을까?



삼성전자와 SK텔레콤, KTF가 협력해 디지털 음원유통에 나선다는 모델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새로운 사업방식이다. 이 때문에 성공 여부를 점치기는 아직 어렵다.

이 때문에 3사도 일단 첫 디지털 음반 제작에 대해서만 협력하기로 하고 첫 사업의 성공여부를 판단해 지속적인 협력을 벌일 것인지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가 '오비'나 '아이폰'에 맞서서 전세계 시장에서 '콘텐츠+단말기'전략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이번 국내 협력모델이 세계 주요 이동통신 회사들과 맺어져야 한다. 따라서 1차 협력사업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세계시장을 무대로 협력사업을 벌일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때가 되면 이미 '아이폰'과 '오비'가 시장을 선점한 이후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단말기 업체와 이동통신회사가 협력해 디지털 음원 유통산업의 새로운 모델을 찾겠다는 이번 3사의 '시험판'이 국내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게될지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