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양치기소년과 옵션만기일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7.10.1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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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원 가량 PR 출회 예상…"강세기조 영향 없을 듯"

'양치기 소년' 이야기는 주식시장에서 늘 통용되는 사례다.

전문가들의 예측을 비웃듯 증시는 반대방향으로 튀는 모습을 숱하게 보여왔기 때문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난달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매수차익거래(현물매수+선물매도) 잔액이 사상 최고치로 쌓였다고 전망하면서 최대 1조원 이상 매도차익거래(현물매도+선물매수)가 터져 나올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냈다. 이에 따라 주가지수도 상당폭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했다.



그러나 결과는 전문가들이 '양치기 소년'이 되고 말았다.

오히려 선물옵션 만기일 차익거래는 3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하락 예상과는 반대로 1.90%나 크게 오르며 전문가들을 머쓱케 했다.



예상이 틀렸다고 이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주가 움직임'은 신(神)도 모른다'는 증시 격언이 있지 않은가.

신(神)도 모른다는 영역을 '감히' 인간이 알려고 달려드는 모습이 어쩌면 모순인지도 모르겠다.

11일은 옵션만기일이다. 지난달 처럼 세마녀가 온다는 트리플위칭데이(주가지수선물과 주가지수옵션, 개별주식옵션의 3가지 파생금융상품의 만기가 3개월마다 한 번씩 겹치는 날)는 아니더라도 최근 상승세를 타는 주식시장에는 부담이 된다.


10월 옵션만기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증시의 상승추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충분히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김영각 현대증권 주식시황팀 연구위원은 "1000억원 가량이 프로그램으로 출회될 것으로 보이며 증시의 강세 기조가 이를 소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물론 '신의 영역'이기 때문에 베이시스가 급격히 악화하는 등 예측치 못한 흐름이 터져나올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추세가 살아있어 옵션 물량 부담을 해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밤사이 해외증시, 특히 미국증시의 향방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김 팀장은 "현재로서는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며 "그렇지만 선물매수 동향을 결정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밤사이 미국증시의 움직임에 따라 행동을 어떻게 하느나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물은 많이 쥐고 있는 외국인들이 최근 현물을 사기 보다는 선물 포지션 조정에 집중하는 면이 엿보이기 때문에 미국시장의 향방에 따라 옵션만기일을 맞은 국내증시가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상반기에는 주식형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으로 기관투자가들의 현금 여력이 높아 웬만한 변동성에는 버틸 수 있었지만, 최근 주식형펀드 자금 유입의 둔화와 국내 기관의 주식편입비중이 늘어나면서 버틸 수 있는 한계에 대한 우려도 덧붙였다.



긍정적인 면은 많지만 언제나 불확실성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게 주식시장이기 때문에 한줄기 우려라도 대비해야 한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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