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블랙먼데이' 지금도 살아있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0.0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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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했던 3/4분기 신용경색의 충격을 딛고 10월1일 다우지수가, 5일에는 S&P500지수가 사상최고가에 올랐다.

경기침체를 방어하기 위해 연준(FRB)이 콜금리를 0.5%포인트나 전격 내린 게 악몽탈출의 결정적인 모멘텀이 됐다. 지난주에는 애초 1년전에 비해 4000명 줄었다고 발표된 8월 고용이 8만9000명 증가한 것으로 대폭 수정되면서 '미국 경제는 건재하다'는 낙관론이 강화됐다. 경기침체를 외면하고 금리인하에만 의지해 수렁에서 벗어난 미증시가 '알고보니 미국 경제도 괜찮다'는 평가에 힘입어 다시 오른 것. 금리인하 가능성은 크게 줄었지만 투자자들은 게의치 않았다. 파는 자에게는 기회가 아예 박탈되는, 철저한 매수자 중심의 시장이다.

금융 전문 매체인 마켓워치는 10월 첫날 기다렸다는 듯 홈페이지 주요 공간을 '블랙먼데이 20주년'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20년 전과 지금의 같은 점, 다른 점을 전문가 분석 기사와 기고 등을 통해 집중 조명했다.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블랙먼데이가 재연될 것인지 설문조사도 벌였다. 신용경색으로 놀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소재였다. 결과적으로 뉴욕 증시는 이를 비웃고 말았지만.



같은 날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월스트리트저널과 처음 가진 인터뷰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박 회장은 한국증시를 좌우하는 미래에셋의 운용자산을 5년안에 지금의 3배인 1500억달러로 키우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아시아시장에 대한 자신감도 강하게 내비쳤다. 내세운 무기는 역시 주식형펀드였다.

얼마전 한 전문가가 한 말과 묘하게 교차했다. 그는 "주식투자에 자산의 거의 대부분을 올인하는 운용 비즈니스는 미국에서 찾아볼 수 없다. 미래에셋이 국내시장뿐 아니라 중국 인도 같은 해외에서도 주식펀드에 올인하는 모습인데, 신중해야한다"고 했다.



상승이 한창이던 20년전 10월의 어느날(19일) 다우지수는 손에 꼽을 만한 악재도 없이 22.6%나 폭락했다. 주식시장이 돌변할 때 그 무서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벗어날 길이 없다. 현대중공업, NHN 등 주요 상장사의 5% 대주주로 속속 등극하고 있는 미래에셋도 절대 예외가 아니다. 더 중요한 일이 되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는 이를 충분히 입증하고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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