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들, 커피 리큐르에 취하다

멕시코시티(멕시코)=김지산 기자 2007.10.0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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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멕시코시티 '깔루아' 생산공장을 찾아서

멕시코시티 북동쪽으로 5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테오티우아칸(Teotihuacan) 유적지. 고대 아즈텍인들이 섬기던 신들의 '고향'이다.

이곳에 세워진 세 개의 피라미드는 멕시코 땅을 지배했던 아즈텍인들의 찬란했던 역사이며 멕시코의 자랑이다. 이들 피드미드의 중심격인 '태양의 피라미드'는 아즈텍족의 세계관을 잘 말해준다. 그들은 태양이 세계를 움직이고 인간의 피를 바쳐야만 태양의 활동이 계속된다고 믿었다.



멕시코의 태양은 아라비카종의 우수한 커피를 길러냈고 오늘날 멕시코는 세계 3위 커피 생산량을 자랑하는 라틴 아메리카의 대표적 커피 생산국으로 자리잡았다.
↑멕시코시티 동쪽에 소재한 카사 페드로 도멕 본사.↑멕시코시티 동쪽에 소재한 카사 페드로 도멕 본사.


◇태양의 커피 리큐르 '깔루아'

멕시코시티 동쪽 외곽으로 약 1시간 20분 가량 버스로 달려간 곳에 커피 리큐르 '깔루아'를 생산하는 로스레예스(Los Reyes) 공장이 있다.



공장에 들어서면 진한 커피향이 가장 먼저 손님을 맞는다. 몸이 나른할 정도로 강한 커피향에 취하는 것도 잠시. 공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높이 10m는 족히 될법한 원두 분쇄기와 커피 숙성 탱크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깔루아는 멕시코산 커피만을 사용해 맛과 향이 매우 우수하다. 멕시코에서만 재배되는 커피와 사탕수수주, 럼은 멕시코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커피 리큐르를 탄생시켰다"

귀렉 다노(Gurrek Danno) 페르노리카 아태지역 마케팅 총괄 임원은 깔루아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랍어로 커피를 뜻하는 '깔루아'는 세계 2위 주류 회사인 페르노리카의 주력 브랜드의 하나로 멕시코의 자랑이다. 연간 120여개국에 200만상자(9ℓ 기준)가 팔려 커피 리큐르로서는 세계 판매량 1위 브랜드다.

한국에는 지난 95년 처음 소개돼 저도주 문화 확산에 힘입어 점진적으로 판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깔루아의 주 원료로 멕시코산 아라비카 원두.↑깔루아의 주 원료로 멕시코산 아라비카 원두.
깔루아는 베라 크루즈(Vera Cruz)라는 고지대에서 전통적인 방법에 의해 손으로 직접 수확한 100% 아라비카 원두만을 사용한다. 살짝 느껴지는 초콜릿 맛의 원두에 멕시코산 바닐라와 설탕, 카라멜은 알코올 도수 20도의 만만치 않은 술의 기운을 달콤한 한잔의 커피 음료로 착각하게 한다.



한때 국내에 '작업용 술'로 유행했던 '블랙러시안'이 바로 깔루아를 활용한 것이다. 깔루아에 보드카를 섞으면 화끈하면서도 은밀한 술로 거듭난다. 달콤한 맛 뒤에 숨겨진 강한 알코올의 힘은 작업남들의 단골 메뉴였다.

◇깔루아 100배 즐기기

단지 블랙러시안만이 칵테일의 훌륭한 재료인 깔루아를 설명하지는 않는다.



우유와 섞어 마시는 '깔루아 밀크', 보드카에 우유를 섞는 '화이트러시안', 커피 및 크림과 함께 마시는 '깔루아 커피', 각종 아이스크림을 살짝 토핑하는 '깔루아 아이스크림' 등 다양하다.

깔루아의 모든 칵테일 제조법을 교육하는 칵테일 스쿨(CECAD)은 열대 과일즙을 활용한 다양한 방법을 추천했다.
↑깔루아 칵테일 스쿨 내 실습장에 진열된 각종 주류.↑깔루아 칵테일 스쿨 내 실습장에 진열된 각종 주류.
귀렉 다노 아태 총괄은 "깔루아가 만들어낼 수 있는 맛의 범위는 끝이 없다. 멕시코산 커피의 우수한 맛이 기반이 돼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맛의 코드를 연출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페르노리카의 한국법인인 진로발렌타인스는 순한 술 문화가 빠르게 퍼지는 국내 술 시장 환경이 깔루아에 큰 기회로 판단,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유호성 진로발렌타인스 홍보팀장은 "깔루아는 여성들이 즐기기에 매우 적합한 커피 리큐르"라며 "연출하기에 따라 여성 뿐 아니라 남성도 좋아할만한 칵테일을 언제든 만들어 마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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