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에셋 '고배당', "안정 재산관리에 딱이네"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2007.10.0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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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암 기자의 돈되는/돈잃는 펀드]세이에셋 '고배당 주식'

삼성전자와 기아차가 배당주인가.
한국증권이 1일 발표한 펀드보고서에 따르면 상당수 배당주펀드들이 성장주와 영업손실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미래에셋의 '3억만들기 배당주식펀드'에는 기아차의 편입비중이 6.0%에 달하고 있다. 신영투신의 '밸류고배당주식'에는 삼성전자가 5.4%로 편입비중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기아차는 지난해 마이너스 2315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 마이너스 3548억원의 영업현금흐름이 발생, 배당을 줄 형편이 못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보통주와 우선주 주주에게 각각 5500원과 6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배당금을 연말 종가로 나눈 시가배당률은 1%수준. 이들 종목을 편입한 배당주펀드들이 '무늬만 배당펀드'라는 비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이유다.



세이에셋자산운용의 '고배당주식형 펀드'(이하 고배당)은 배당주 투자의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와 기아차는 물론 올해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기록중인 현대중공업을 한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고지식할 정도로 고배당과 중소가치주라는 운용철학을 고집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없는 '진짜' 배당주 펀드
고배당은 편입종목과 배당수익률(배당금/주가)과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
에서 일관된 배당투자 원칙을 보여주고 있다.



8월말현재 편입상위 10개 종목을 보면 배당성향이 높거나 자사주 매집 등을 통한 주주환원정책에 적극적인 기업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세이에셋 '고배당', "안정 재산관리에 딱이네"


편입 상위 10개 종목은 POSCO(5.51%) 국민은행(4.49%) KT&G(4.20%) 우리증권1 우선주(4.15%) 대신증권1우선주(4.04%) S-Oil1우선주(3.95%) SK텔레콤(3.94%) KCC(3.51%) 한국전력(2.96%) 신세계건설(2.94%) 등이다.

배당수익률과 배당성향도 코스피시장보다 현저히 높다. 올해 주가 급등으로 코스피시장의 배당수익률은 1.40%로 추정되지만 고배당은 3.40%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코스피시장의 배당성향이 18.00%으로 예상되지만 고배당은 35.00%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고배당' 펀드의 배당수익률은 3.50%, 반면 코스피시장은 1.66%에 그쳤다.
세이에셋 '고배당', "안정 재산관리에 딱이네"
주식운용팀장인 조경수 이사는 "고배당을 겨냥해서 우선주와 통신 유틸리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며 "포항제철은 올해 주가급등으로 배당수익률은 낮지만 올해 3%의 자사주 취득 등 주주이익을 적극 옹호하고 있어 매수했다"고 밝혔다.


조 이사는 특히 "삼성전자는 말할 것도 없고 올해 시장주도주인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등은 한주도 사들이지 않았다"며 "이들 종목은 배당주라기 보다는 성장주로 분류할 수 있어 펀드운용목적에 부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경쟁에서 불리하지만 앞으로도 이들 종목을 편입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장기투자 할수록 변동성 지수민감도 낮아져
각종 위험 지표는 '저위험/중수익'이라는 펀드운용방침이 제대로 관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기간이 길수록 변동성(표준편차) 베타계수(코스피지수 대비 펀드수익률의 민감도 크기) 샤프지수(위험대비 수익률 크기) 등이 시장보다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
세이에셋 '고배당', "안정 재산관리에 딱이네"
실제로 변동성은 올 9월말까지는 시장보다 크게 나타났지만 1년이상 장기투자시
시장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코스피지수 1%움직임에 대한 펀드수익률의 민감도를 보여주는 베타계수도 1년이상 장기투자시 현저히 낮아졌다. 펀드수익률이 시황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달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안상순 모닝스타코리아 펀드평가팀장은 "배당주와 중소형 가치주가 올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고배당'의 연초이후 변동성과 민감도가 높아졌다"며 "하지만 1년이상 장기투자시 시장보다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는 등 배당주 펀드의 특징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동성 부족과 특정 테마는 리스크
이 펀드의 천적은 크게 2가지다. 배당주와 중소형 가치주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유동성 위험에 구조적으로 노출돼 있다. 유통주식이 적어 매매시 가격급등락을 가져오는 '시장충격'(Market Impact)이 크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같은 한계는 또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대형악재에 따른 시장충격시 반등탄력이 뒤처지는 것으로 연결되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지수가 최근 한달 1140포인트 이상 급반등하면서 대다수 액티브 주식펀드가 5%이상 상승했지만 '고배당'은 1%대 상승에 그쳤다.

여기다 시장이 '중국수혜주' '오일 달러수혜주' 등 특정 테마가 주도할 경우 상대적으로 수익률 측면에서 불리하다.

씨티 우리 하나 등에서
고배당 펀드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38.98%로 같은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35.69%를 소폭 윗돌고 있다. 그러나 50억원이상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 42.21%는 밑돌고 있다(9월말 기준).
세이에셋 '고배당', "안정 재산관리에 딱이네"
조현일 한국씨티은행 부장은 "올해처럼 시장이 급등할 경우 배당주펀드가 수익률 경쟁에서 이기기는 힘들다"며 "공격적인 액티브펀드와 분산투자를 통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겨냥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조 부장은 ""이 펀드는 공격적 펀드의 대명사인 미래에셋의 '디스커버리'와 7대 3의 비율로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단기간에 목돈을 마련하기 보다는 주가변동성을 줄이면서도 꾸준히 안정된 수익률을 원하는 상대적으로 금융자산이 많은 투자가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추천했다. 재산증식 보다는 '재산의 안정적 관리'를 선호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펀드라는 얘기다.

이같은 성격을 감안해서 펀드비용도 장기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책정됐다. 펀드 가입시 1%의 선취수수료를 내지만 판매와 운용 등 총보수는 1.86%에 달한다. 1년이상 장기투자시 일반 액티브 펀드의 보수(2.3%대)보다 저렴하다.

이 펀드의 설정액은 809억원(9월말현재)이다. 지난 2005년 12월 배당주와 중소형 테마 붐이 일면서 4819억원까지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액수다. 조경수 이사는 "주가 급등으로 배당주 펀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설정액은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국씨티은행을 비롯해서 우리은행 하나은행 한국증권 교보증권에서 판매하고 있다.

모닝스타코리아의 안 팀장은 "일관된 투자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운용철학을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이 이 펀드의 최대 장점"이라고 후한 점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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