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먼데이' 실종, 다우 최고가는 오버?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0.0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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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9일 '블랙먼데이' 20주년을 앞두고 다우지수가 보란 듯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씨티그룹, UBS 등 미국과 유럽의 최대 은행들의 실적 악화는 오히려 주식 매수세를 자극하는 호재로 변형됐다.

'3분기 신용경색으로 모기지와 LBO 관련한 부분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은 만큼 앞으로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는 미묘한 낙관이 랠리를 주도했다.



뉴욕의 3대지수는 모두 1% 넘게 급등했고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증시도 1% 안팎 올랐다. 2일 아시아증시도 불을 뿜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남한의 노무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걸어넘어 북으로 간다. 코스피지수의 2000 재돌파가 주목된다.



대규모 실적 악화,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증가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반대로 치닫고 있다. 연준(FRB)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 4분기를 시작하는 기관들의 매수 가담, 실적 개선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 등이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브릭스라는 신흥시장의 고성장이 신용경색에도 불구하고 지속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다우지수의 사상최고가 경신은 '도를 지나쳤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은행, 건설주가 신용경색 여파로 단기간 급락한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현재의 펀더멘털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호전된 것인지, 향후 기업실적이나 경기가 빠른 시간내에 호황을 보일 것인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시장은 '최악은 지났다'는 낙관론으로 가득하다. 잭 아블린 해리스 프라이빗 은행의 수석 투자본부장은 "시장은 금융주 실적 악화 문제를 제한적인 변수로 보는 것 같다"며 “만약 금융주에 나쁜 놀라운 뉴스가 있다면 바로 지금일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는 이처럼 '신용경색이 끝났는가?'하는 문제를 두고 성급하게 답을 내리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날 발표된 ISM제조업지수, 물가지수는 경기 둔화 지속과 인플레 위험 완화라는 분석을 낳으며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대를 강화시켰다. 이에따라 기관투자가들이 매수세에 적극 가담했다.

섀퍼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이자 주식옵션 트레이더는 "모두가 기대하는 나쁜 뉴스는 그러나 한번 공개되면 더이상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악재로 작용하지 않는다"며 "10월말 연준 이사들이 만날 때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여전하다. 시장은 호재에 베팅했다"고 전했다.

ISM 지표에 매수세가 자극받았지만 가장 중요한 지표는 주말 예정된 9월 고용이다.
투자자들은 신규 고용창출 건수가 8월과 달리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모간스탠리의 데드 위스맨 이코노미스트는 "9월 고용이 12만5000명까지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날 일본 닛케이지수도 단칸지수에 대한 호평으로 강세를 보였다. 당스케 은행의 플레밍 닐센 애널리스트는 "단칸의 전반적인 메시지는 일본 경제가 탄탄하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예상을 웃도는 증시 랠리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는 칼럼을 통해 98년 10월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CTM) 사태 이후 연준의 긴급 금리인하 조치 이후에도 이처럼 급한 반등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당시 금리인하 후 30일간 나스닥 지수는 23.2%나 뛰었다.

신문은 그러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이후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이른바 이머징마켓이 동반 랠리를 보이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모간스탠리 캐피탈 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마켓 지수는 25.8%나 급등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연준이 큰 폭의 금리인하라는 긴급 처방을 내린 상황에서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이머징 마켓은 높은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유동성 수혜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미증시 역시 자체적인 모멘텀보다 이같은 이머징마켓의 상승에 자극받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이와관련 다우 구성종목중 전세계에 걸쳐 소비제품을 팔고 있는 P&G 주가가 두드러진 강세를 보이는 것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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