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손실 은행주 급등.."최악은 지났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0.0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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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미국에서 가장 큰 UBS AG와 씨티그룹 주가가 10월의 첫날 동반 급등했다. 신용경색 사태와 실적 악화 등 거대 금융기업을 둘러싼 환경이 최악을 지났다는 낙관적인 기대감 영향이 컸다. 채권 부문의 대규모 손실 발표가 오히려 이들 금융회사들의 실적 바닥을 확인했다는 인식만 키웠다.

이날 씨티그룹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1.05달러, 2.3% 오른 47.72달러로 거래됐다. UBS는 쮜리히 증시에서 1.9스위스 프랑, 3% 오른 64.5스위스 프랑에 거래됐다. 이로써 시티그룹은 올해 14%, UBS는 13% 하락률을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전망을 낮추느라 여념이 없다. 모기지와 연관된 증권과 차입매수(LBO) 거래에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공개된 3분기 실적도 하향된 추정치를 밑돌 정도로 악화됐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은행들의 대규모 실적 악화로 추가적인 실적 악화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 매수에 적극 나섰다.



매트 스픽 도이체 방크 애널리스트는 "실적 악화가 공개되면서 불확실성이 개선되고 있다. 주가는 불확실성에 타격을 입었다"며 "채권 부문을 제외한 UBS의 전반적인 실적은 나쁘지 않다. 이같은 점이 실적 공개를 통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UBS에 대해 '매수'의견을 제시했다.

UBS 역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손상각 등으로 인해 3분기 34억달러(40억스위스 프랑)의 손실이 발생, 9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 세전 순이익은 6억~8억 스위스 프랑을 기록할 전망이다.


씨티그룹은 MBS(Mortgage-Backed Securities)등의 손실로 인해 3분기 수익이 60%나 급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과 트레이딩 부분에서 59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했다. 씨티그룹은 LBO와 같은 대출 분야에서 14억달러, MBS에서 13억달러를 각각 손실처리했다고 공개했다.

보기드문 대규모 손실에도 불구하고 이들 은행주 주가는 급등했다. 이는 미증시의 강세를 견인한 모멘텀 역할을 했다.

UBS의 로버트 해링턴은 "은행들의 부실규모가 투명하게 밝혀지면서 알려지지 않은 손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줄어들어 시장분위기가 호전됐다"고 말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은행 CEO 입장에서는 새로운 전환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며 "실적 악화가 궁극적으로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은행주 실적 악화 우려는 주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JP모간체이스&Co.의 경우 350억달러에 달하는 레버리지 대출(leveraged-loan portfolio)을 보유하고 있으며 메릴린치는 160억달러, 뱅크오브 아메리카는 150억달러~330억달러의 부채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따라 많게는 9억달러에서 적게는 4억달러 정도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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