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14087 "과거는 잊자"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7.10.02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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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 경신… "최악 지났다" 추가금리인하 기대

뉴욕 증시가 4분기 첫 거래일을 사상 최고가 기록 경신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추가금리인하에 대한 기대와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낙관론이 매수세에 불을 지폈다.

다우, 신기록...나스닥 S&P도 '가시권'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91.92포인트(1.38%) 오른 1만4087.55를 기록, 2개월여만에 종전 최고기록 1만4000.41을 갈아치웠다.
다우지수는 이날 장중한때 1만4115까지 상승, 7월17일 기록한 1만4021.95을 돌파하며 장중기록도 경신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39.49포인트(1.46%) 급등한 2740.99로 마감, 6년 반만에 최고기록 경신을 눈앞에 뒀다.
대형주 중심의 S&P지수는 20.29포인트(1.33%) 상승, 1547.04로 장을 마쳤다. S&P 지수 역시 사상 최고치인 1553.08 경신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키아의 대형 인수합병(M&A)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데다, 이날 발표된 씨티그룹 실적과 9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매수세를 불러 일으켰다. 서브 프라임 부실로 촉발된 신용경색과 이로인한 기업실적 악화가 더이상 심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장을 지배했다.

제퍼리스&컴퍼니의 아트 수석 시장전략가 아트 호간은 "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라며 "(씨티그룹 등의 실적악화 발표는) 이제 주식매수에 나설 때가 됐다는 신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들이 4분기 시작과 더불어 적극적으로 매입에 나섰다. 지표와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히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30, 31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믿음이 확산됐다.
인디펜던스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존 포렐리는 "투자자들이 10월 FOMC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수 급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캔어코드 아담스의 조 레니어리 팀장은 "지난주와 비교할때 오늘과 같은 급등을 불러올만한 변화는 아무것도 없다"며 "시장이 지나치게 앞서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개별종목 호재

다우종목 30개 가운데 1.8% 떨어진 GM 등을 제외하고 28개가 올랐다. 맥도널드의 상승폭이 컸다.

노키아는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 기업 나브텍을 81억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주가는 0.1% 오르는데 그쳤다. 노키아에게는 별 호재가 되지 않았지만 이같은 대형 M&A가 추진될수 있다는 것은 금융경색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 시장 전반, 특히 금융주에 호재가 됐다.

씨티그룹은 MBS(Mortgage-Backed Securities)등의 손실로 인해 3분기 수익이 60%나 급락할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주가는 2.3% 올랐다. UBS 역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손상각 등으로 인해 3분기 34억달러의 손실이 발생, 9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주가는 3.2% 오르는 초강세를 기록했다.

UBS의 로버트 해링턴은 "은행들의 부실규모가 투명하게 밝혀지면서 알려지지 않은 손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줄어들어 시장분위기가 호전됐다"고 말했다.

와코비아가 투자의견을 '중립(market perform)'에서 '유망(outperform)'으로 상향한 시카고 상업거래소(CME) 주가도 3.6% 오르는 등 금융관련주들이 일제히 초강세를 기록했다. 이날 아멕스 브로커/딜러 인덱스는 전날에 비해 2.5% 오르는 급등세를 보였다.

씨티그룹이 이날 몇몇 주택관련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유보'에서 '매수'로 상향한 점도 관련주 강세에 일조했다. 풀티 홈즈가 8.5% 상승한 것을 비롯, D.R 호톤 5.1%, 레나는 2.7% 올랐다.

그러나 일반 제조업체 가운데 실적이 악화한 종목 주가는 대조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유통업체 월그린은 4분기 순익이 월가 예상ㅊ인 주당 47센트에 크게 못미치는 40센트에 그칠 것이라고 발표한 여파로 15%나 주가가 하락했다.

악재도 호재로 해석

'사자'분위기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부진한 경기지표는 '추가 금리인하'라는 호재로 해석됐다.

이날 발표된 미국 9월 제조업지수는 예상을 밑돌았다.
9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전월의 52.9에서 52.0로 하락, 6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예상치 52.6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주택 건설 부진이 건설 장비 수요를 위축시킨 데다 소비 지출을 압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ISM 제조업지수는 50을 기준으로 초과일 경우, 제조업 성장세를, 미만일 경우, 하락세를 뜻한다. 따라서 예상치를 밑돌긴 했지만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RBS그리니치 캐피탈의 애널리스트 미셸 지라드는 "ISM지수는 제조업 부문이 최근의 금융시장 충격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잘 버텨왔다는 걸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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