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블랙먼데이'와 닮았다는데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7.10.0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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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대세상승 분위기·약달러·고유가 등 대폭락 때와 유사

10월이다. 8월 끔찍한 급락 이후 9월 증시는 기록적인 반등세를 보였다. 전통적인 약세장으로 평가받던 9월이었지만 올해는 달랐다. 다우지수가 3.6% 오르며 97년 이후 가장 높은 9월 성적을 냈다.

10월은 9월의 흐름이 이어질까, 아니면 8월의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재현될까.



미증시 투자자들의 관심은 87년10월19일에 있었던 '블랙먼데이'의 재현 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그날 다우지수는 508포인트, 22.6%나 주저앉았다. 인플레 위험, 고유가, 중동긴장 등이 총체적으로 맞물리며 사고를 내고 말았다. '10월은 강세장'이라는 생각에 젖어있던 투자자들은 쇼크에 빠져버렸다.

20년이라는 긴 시차에도 불구하고 그때와 지금은 여러 면에서 많이 닮아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한차례 증시급락을 경험한 만큼 투자자들이 느끼는 블랙먼데이는 어느 때보다 가까이 있는 듯 하다.



마켓워치는 △신임 의장이 중앙은행(FRB)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는 점 △재집권한 공화당이 임기말에 있다는 점 △주식시장의 대세상승세 △약달러 △유가 급등 △이란과 이라트에 집중된 중동 긴장 △매매 프로그램을 자동적으로 깔아둔 수많은 복잡한 컴퓨터들 △심각한 주택 가격 하락 △신용 문제(87년에는 저축과 대출 문제, 지금은 서브프라임 대출 문제) 등 여러 면에서 유사하다고 짚었다.

다른 점도 있다. 금리는 비교적 낮은 수준에 있고 인플레이션 위험도 높지 않다.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펀더멘털을 종합해보면 미국 경제가 비교적 건강하고 기업들 역시 성장을 잘하고 있다는 분석이 다소 우세하다.

주가 하락을 기다리는 유동성은 당시보다 훨씬 풍부하다.


답은 아무도 알 수 없다. 마이클 칸 전략가는 마켓워치 칼럼을 통해 "시장을 통제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은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중국 증시가 지금 불을 뿜고 있지만 99년 나스닥지수도 한때는 그보다 더 심한 과열로 치달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구체적으로 그는 "방어주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한편 손절매와 이익 실현의 기준을 정하라"며 "큰 손실은 작은 손실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잊지말라"고 당부했다.

지난주 1만3900을 넘어선 다우지수가 사상최고치인 1만4021을 돌파하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촉발된 금융시장 위기는 '단명하고 말았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증시 관점으로만 보면 그렇다.

그러나 9월의 상승이 연준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라는 극약처방에서 비롯됐다는 한계는 존재한다. 이미 증시는 10월에도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만 반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싸워야하는 연준이 지독한 약달러와 투기세력 구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은 외면당하고 있다.

UBS는 이날 신용경색으로 채권 부문에서 거액의 손실을 입어 3분기중 6억8700만달러의 세전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경영진 2명을 교체하고 1500명을 감원하는 초강수 조치를 단행하기도 했다.

대형 사모펀드와 퀀트 펀드, 금융기관들은 멍이 심하게 들었다. 그런데 증시는 사상최고가를 넘보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닌 '보이는 손'(FRB)의 공로로만 치부하기엔 많이 부족하다.

기대가 다하고 펀더멘털이 부각될 때 블랙먼데이는 먼 과거가 아닌 살아있는 역사로 부각될 수 있다.

1일에는 9월 공급관리협회(ISM)제조업지수가 발표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지수는 52.9에서 52.5로 소폭 둔화됐을 것으로 조사됐다. ISM구매물가지수도 발표된다. 63.0에서 62.3으로 완화됐을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증시 상승
10월 첫날 일본 증시는 단칸지수 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로 마감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반영한 단칸지수가 미국 경기의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2년래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일대비 60.27엔(0.36%) 상승한 1만6845.96으로, 토픽스지수는 0.73포인트(0.05%) 하락한 1615.8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발표된 3분기 단칸지수는 23으로 전문가 예상치 21을 웃돌았다. 이는 지난해 12월 2년래 최고치였던 25에 근접한 수준이다.

미국 경기의 침체 우려가 높아가는 때에도 이같이 일본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소니 등 수출주들이 강세를 주도했다.

소니가 1.44% 상승했고 도요타 자동차와 닛산자동차는 각각 0.44%, 0.17% 올랐다.
한국시간 3시44분 현재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증시는 1% 넘게 올랐다. 호주 인도증시는 약보합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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