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부시 면담 '잡음'··범여는 '뭇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7.10.0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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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외교라인 '딴죽'으로 부시만남 '유동적'..범여 '맹비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한미 양국 외교라인에서 '딴죽'을 걸고 나서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때문. 비공식경로를 통한 면담 성사 과정에서 공식 라인을 배제했다는 게 이유다.

이와 별도로 정치권에선 '설왕설래'도 오간다. 야당 대선 후보와 미 대통령과의 만남의 적절성을 두고서다. 남북정상회담 직후이자 대선 두 달 전이란 면담 시기의 '민감성' 탓이 크다. 범여 대선 주자들은 '부적절한 만남'이라며 이 후보 '때리기'에 나섰다.



일각에선 면담 취소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정치적 해석'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경제외교를 위한 '방미'는 일정대로 추진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李-부시 회동 '유동적', 방미 예정대로= 차질이 빚어진 건 한미 외교 당국이 인지하지 못한 시점에 면담 사실이 공개되면서다. 외교통상부를 비롯해 미 국무부, 주한 미국 대사관 등 양국 정부의 공식 외교라인들이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은 "그쪽(양국 정부)에서 비공식 채널을 통한 만남에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면담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최종 결정된 것이 없다. 성사 가능성도, 취소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부시 대통령과의 면담을 지속 추진하되, 가부에 관계없이 방미 일정은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정치적' 목적의 방미가 아니라 '경제외교'를 위한 미국 방문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대선을 겨냥한 '노림수'라는 세간의 비판을 피하는 동시에 미국 방문의 의미가 평가절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원래 부시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최종 목표가 아니다. 경제인을 만나기 위한 방미"(임태희 비서실장), "부시 대통령만 만나기 위해 기획된 것이 아니고 경제외교를 펼치겠다는 의지가 들어 있는 것"(박형준 대변인)이란 말이 나왔다.


박 대변인은 "이번 주말쯤 (부시 면담) 일정이나 형식 의제가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동영·문국현 "공사입찰식 면담" 맹비난= 이런 가운데 범여권에선 이 후보에게 '뭇매'를 퍼부었다. "뒷구멍에서 뒷거래하듯"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법 로비" 등 수위도 격했다.

정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불법 로비를 통해서라도 공사 입찰만 따면 된다는 식의 건설회사 사장 방식으로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했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후보와 부시 대통령간 면담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고 정상외교는 현직 대통령의 몫"이라며 미국 정부에도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부시 대통령과 미국 정부에게 재고를 요청한다. 이 후보 스스로도 철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범여권 대선주자인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도 "부시 대통령과 만나는 것 자체가 외교결례이고 국가에 피해를 주는 일이다"며 "뒷거래하듯 미국을 방문하느냐"고 쏘아붙였다.

또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도 안 됐는데 국제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미리 언론에 흘렸나"라고 비꼰 뒤 "(면담이) 실현된다면 국민감정이나 외교관례가 상식을 파괴하는 일이기 때문에 좋지 않은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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