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 "한국 정부-업체 협력, 아시아 모범"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2007.09.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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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가 기업을 바꾼다]<1-1>ASrIA의 아시아 166업체 분석결과

편집자주 기후변화 시대의 기업에 '기후는 기회'다. 소비시장엔 온난화를 염려하는 친환경 소비자군이, 투자시장엔 기업의 단기이익보다는 이익의 지속가능성을 보는 투자자군이 부상하고 있다. 시장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일부 대기업들은 벌써 기후에서 기회를 잡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탄소정보공개, 포스트교토 등 달라지고 있는 기업 환경과 그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은 기업들의 사례를 5회에 걸쳐 전한다.

"한국의 정부-산업체간 협력모델은 아시아의 모범이다."

아시아지속가능투자협회(ASrIA)는 26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일본제외 아시아보고서를 통해 166개 아시아 업체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렇게 평가했다.

ASrIA는 한국 정부에 대해 "현재 포스트 교토체제를 두고 국가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정부 정책이 아직까지 대부분 산업계의 '자발적' 참여에 의존하는 등 선진국 기준에 미치지는 못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ASrIA는 "한국정부의 전향적인 정책방향 제시와 기업들의 꾸준한 대응준비는, 정부차원의 활동이 미미한 아시아 이웃국가들이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정부들의 기후변화 대응이 미미한 가운데 세계시장에 진출한 아시아 대기업들은 자국 정부보다 한 발 앞선 대응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한국의 포스코, 대만의 TSMC, 중국의 ICBC, 홍콩의 캐세이퍼시픽, 태국의 시암시멘트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을 지키고 있는 사례로 꼽혔다.

아울러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대만의 에이서는 기후변화관련 기업 지배구조 구조와 기업 전략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선정됐다.

이에 ASrIA는 "기업들 스스로가 소비자들, 경쟁기업들, 투자자들로부터 거세지는 압력을 받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규제 추세에 맞춰 적극적으로 '기후변화' 에 대응하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기업의 장기적 경쟁력을 지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ASrIA는 "아시아에 기반한 글로벌 기업들의 '기후변화' 대응전략과 실천방향은 전체 아시아지역의 기후변화 논의의 속도와 향방을 결정을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아시아기업 전반적인 참여도는 낮았다. 올해 진행된 CDP에서 정보공개를 요구 받은 아시아기업 중 26%만 응답해, FT500 기업들의 응답률(77%)보다 크게 낮았다.

한국 기업들은 28곳 중 10곳 즉 35.7%가 응답해 아시아에서 응답율이 두번째로 높은 나라로 꼽혔다. 가장 높은 기업 참여율을 보인 국가는 인도로 응답율이 42%)였다. 산업별로는 통신(50%)과 전자(45%) 업종의 응답율이 높았다.

한편, 315개 금융사가 주도한 CDP는 올해 2월 각 나라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하는 기업들에 탄소정보공개를 요구한 바 있다.

CDP의 요청을 받은 28개 국내기업 중 현대차 (295,000원 ▼3,000 -1.01%), S-Oil (66,500원 ▲200 +0.30%), 하이닉스 (236,500원 0.00%), LG필립스LCD (11,470원 ▲720 +6.70%),삼성전자 (81,500원 ▼100 -0.12%), 포스코 (363,000원 ▲3,500 +0.97%), KT (37,400원 ▲950 +2.61%), SKT (51,500원 ▲100 +0.19%), 한국전력 (19,570원 ▲270 +1.40%) 등 10개사는 정보를 공개했다.

CDP 정보공개에 응하지 않은 국내기업은 현대모비스 (251,500원 ▲1,000 +0.40%), LG전자 (110,900원 ▲1,700 +1.56%), 롯데쇼핑 (63,500원 ▲500 +0.79%), 신세계 (156,900원 ▲1,600 +1.03%), KT&G (88,200원 ▲2,300 +2.68%), SK에너지 (116,100원 ▲7,000 +6.42%)(구 ㈜SK), 하나금융지주 (60,700원 ▲300 +0.50%), 국민은행 (0원 %), LG카드 (0원 %), 삼성화재 (389,000원 ▲12,000 +3.18%), 신한지주 (48,150원 ▲1,000 +2.12%), 우리금융 (11,900원 0.0%), 대우건설 (3,720원 ▲70 +1.92%), 현대산업 (8,070원 ▲80 +1.00%)개발, 현대건설 (32,050원 ▲350 +1.10%), 현대중공업 (158,800원 ▲1,300 +0.83%),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 삼성중공업 (9,350원 ▼80 -0.85%), NHN (166,900원 ▲1,500 +0.91%) 등 18곳이다.

CDP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기업이 처하고 있는(또는 향후 직면할) 비즈니스상의 리스크 ▶사업 상 기회 ▶장단기 전략 ▶탄소 배출 감소책과 연도별 배출감축계획 ▶전년 회계년도 탄소배출량 ▶기후변화 또는 탄소배출 관련 기업의 대응과 관리방식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아래는 ASrIA가 "2007년 CDP5 아시아기업 조사분석에서 투자자들이 눈여겨 보아야 할 흐름"으로 소개한 내용의 전문이다.

◇ 2007년 CDP5 아시아기업 조사분석에서 투자자들이 눈여겨 보아야 할 흐름(자료 : ASrIA)

1. 아시아 기업들의 '기후변화' 대응 내용, 보다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방향에서 논의

많은 아시아 기업들이 '기후변화' 문제를 '비즈니스상의 전략적 대응', '새로운 생산방식 또는 제품개발 전략 수립' 등과 같이 기존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다루고 있음을 발견했다.

포스코 (한국), 스와이어 퍼시픽 (홍콩), 캐세이 퍼시픽 (홍콩), 캐피탈랜드 (싱가폴) 가 대표적인 예로서, 이들 기업들은 이미 '기후변화' 대응의 수준이 '문제인식'의 수준을 넘어, 보다 포괄적인 기업 장단기전략의 일부로서 카본이슈를 다루고 있다.
2. 한국의 정부-산업체간 협력모델은 아시아의 모범

아시아 국가들의 '기후변화' 대응노력이 아직도 미미한 가운데, 한국의 정부-산업간 협력모델은 아시아 다른 국가들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 비록 현재 포스트-교토체제를 두고 국가간 협상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이 아직까지 대부분 산업계의 '자발적' 참여에 의존하고 있어 선진국기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한국정부의 전향적인 정책방향 제시와 기업들의 꾸준한 대응준비라는 정부차원의 활동이 미미한 아시아 이웃국가들이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이와 반대로, 타 아시아 기업들의 경우 정부보다는 산업계 스스로의 협의체 (국내외) 또는 비정부단체들이 제시하는 '기후변화' 관련 주요 정보와 표준 (카본관련 리포팅 또는 경영전략) 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3. '기후변화' 관련 기업내 뚜렷한 가버넌스 구조의 유무와 최고경영진의 관여정도가 기업간 편차의 결정적 요소

이 두가지 요소는 기업이 공개한 기후변화 관련 대응프로젝트들이 장기적으로 실질적인 환경적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를 파악하는데 주요한 잣대가 된다. CDP5(2007년 보고서 제목)에 참여한 아시아 기업들사이에서 특히 이 부분에서의 편차가 크게 드러나는 것이 장기적으로 암시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현대자동차(한국)와 에이서(대만)는 기후변화관련 기업 지배구조 구조와 기업 전략사이의 연관성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꼽을 수 있다.

4. 한국 대 인도, 질(Quality) 대 양(Quantity)

총 166개 CDP5 대상 아시아기업들 (일본제외) 중 한국 기업들은 공개된 탄소배출 정보의 질적인 측면에서 가장 두드러진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포스코, 에스오일, KT, 삼성전자는 기업 내부의 탄소 관련 대응노력의 준비정도를 보여주는 '탄소배출감축 계획'과 관련 R&D 및 투자내역을 공개했다.

또한 현대차와 삼성전자는 카본이슈관련 명확한 기업 내 지배구조 구조와 핵심 비즈니스상 의사결정 구조와의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CDP5 아시아국가 중 인도가 가장 높은 응답률 (42%)을 보여주었지만, 공개된 정보의 수준과 정보를 통해 알 수 있는 인도기업들의 '기후변화' 관련 준비정도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으며 개별 기업간의 편차도 상당히 큰 것을 알 수 있었다.

5. '기후변화' 이슈에 뒤떨어져 있는 산업들, 금융업, 유틸리티(중국)

이는 아시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한국을 포함 아시아은행들의 경우 '기후변화' 가 가져올 장기적 경제적 영향에 대해 분석, 대비하는데 선진국 은행들에 비해 매우 뒤떨어져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유틸리티 산업 중 특히 중국유틸리티 기업의 경우 심각하게 뒤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정부차원의 명확한 정책과 장기전략의 부재에 기인한다고 판단된다.

한국의 경우, 6개의 금융기관들이 조사대상에 포함되었지만 신한은행만이 CDP에 응답했다. 그리고 아시아 유틸리티 중에서는 한국전력과 CLP (홍콩) 만이 충실한 응답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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