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 전에 꼭 준비해야 할 것들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겸임교수 2007.09.2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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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골프]상대를 위해 세심한 배려를 해야

만약 내일이 골프를 해야 하는 날이라면 오늘이 바쁘다. 볼에 자신의 사인을 하고 선도 그려 넣어야 하고, 티도 챙기고, 볼 마크도 챙기고, 그립과 클럽페이스도 한번 닦아줘야 한다.

장갑도 챙기고 연습도 해야 하고, 날씨에 따라서는 비옷이나 바람막이를 준비하고, 처음 가는 골프장이라면 가는 길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전략적인 골프를 위해서는 코스맵도 출력을 해야 하고 그에 맞춰서 코스를 공략하는 방안도 머리 속에 그려놓아야 한다. 마음이 들뜨고 몸은 더욱 바쁘다.



그런데 사람들은 정작 중요한 것은 미처 준비하지 못한다. 골프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준비물은 `이야기 거리`다.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사건일 수도 있고 상대가 관심을 가질만한 경제적 이슈일 수도 있고, 아니면 라운드를 적당히 윤기있게 만들어줄 몇 개의 유모어도 좋다.

상대는 내가 골프를 잘 치는 것을 보려고 오는 것이 아니다. 내일 함께 라운드 할 사람들은 나의 라이프베스트 스코어를 보려고 오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나 쉽게 간과한다. 4명이 라운드를 하면 자신을 제외한 3사람은 자신의 멋진 골프의 배경이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상대는 즐겁고 유쾌하게 라운드를 하고 싶어하고 친구를 사귀고 싶어할 지도 모르고 자신이 인정 받고 이해 받고 사랑 받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혹은 얼마라도 돈을 따서 캐디 피라도 낼 수 있기를 바라거나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멋지게 저녁을 살수 있기를 꿈꾸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런 동반자들을 위해 재미있는 얘기, 동반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따스한 얘기, 사업적인 관심, 취미로서의 관심, 아이들 교육에 관한 얘기, 아내들을 위로하는 얘기, 재테크에 관한 얘기, 골프와 관련한 야한 얘기 등 풍성한 이야기 보따리를 챙겨야 한다.

그렇지만 자신의 샷도 안 돼서 산으로 들로 다니는 사람의 배려를 받고수다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노 땡큐'다. 멋진 샷에 집착하기 보다는
욕심 없이 집중력 높게 게임을 풀어가면서도 상대에 대한 배려가 깊고 재미있는 얘기가 풍성한 사람과 골프를 즐기고 싶을 것이다.


당신은 안 그런가? 내일 함께 라운드할 한 사람 한 사람을 떠올려 보면서 그 사람들은 어떤 얘기를 듣고 싶어하는 것일까를 한번 생각해 보자.

재미있는 얘기가 자신이 없다면 상대방이 주인공이 돼서 얘기를 잘 풀어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거나 상대의 얘기에 대해 공감적인 경청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혹은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가능할 물량공세라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뭔가를 받아서 기분 나쁠 사람은 없다. 상대를 위한 신문기사 스크랩을 해서 주거나 독특한 볼 마크 혹은 티, 모자를 마련한다거나 상대가 괴로워하고 있는 부분에 관한 골프 팁을 출력해서 준다거나 좋은 정보들이 있는 사이트나 블로그를 안내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람은 언제나 큰 것이 아니라 소소한 것에 감동 받는다. 골퍼도 예외일 수 없다.

내가 주인공이 돼서 골프를 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나면 골프도 즐거워지고, 골프가 사업적으로나 대인관계에 있어 훨씬 활용가치가 놓은 취미라는 것을 새롭게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이 밤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오늘도 골프와 더불어 행복하세요. (마음골프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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