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콤 비정규직 극한 갈등..여의교 고공농성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7.09.2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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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부터 경찰과 대치... 거래소 로비 점거로 'FTSE 손님맞이' KRX 울상

코스콤과 코스콤 비정규직 노조간의 갈등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20일에는 비정규직 노조원 한명이 여의교 CCTV탑에 올라 고공농성까지 돌입한 상태다.

지난 12일부터 코스콤 비정규직 노조 40여명은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신관 1층 로비를 점거하고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경찰병력 2개중대와 대치해 왔다. 19일에는 로비로 진입하려는 노조원과 경찰, 용역직원간의 마찰이 발생하면서 거래소 출입문이 파손됐다.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 7월 비정규노동법 시행을 앞두고 코스콤이 50여개 업체의 55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5개업체로 정리, 최소한의 비정규직 보호조치를 피해가고 있다며 거래소 로비를 점거한 상태다.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7월 이후 사측과 노조는 실무 및 대표면담을 합의, 20여차례 협의를 진행해 왔지만 사측은 정규직 전환보다 종업원지주제를 고수하며 협의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코스콤은 1100억원의 이익 잉여금을 보유하고 있고, 2006년 순익이 200억원에 달하는 만큼 불법파견을 중지하고 정규직 전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급여 동결, 야간근로 수당 비지급, 노조설립 규제 등 그동안 코스콤의 경영횡포가 심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파업에 참여한 비정규직 노조는 90여명으로 이들은 코스콤이 지난 20년동안 불법적으로 파견노동자들을 사용해 왔다며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코스콤의 지시를 직접 수행해 왔던 만큼 정규직 직원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이들이 고용돼 있는 회사들은 코스콤이 출자했고 코스콤의 전현직 직원들이 경영진으로 파견돼 왔기 때문이라는 것.

증권업종 노조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코스콤은 불법파견과 사기계약을 통해 고객사를 기만하고 있으며 공권력 난입으로 증권산업의 위상을 실추시켰다"며 "성실한 교섭을 통해 파업사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체크단말기 및 네트워크 유지보수계약 철회 등 전면적 거래중단, 세금탈루 국세청 조사 요구 등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코스콤과 비정규직 노조간의 대치로 애꿎게 증권선물거래소(KRX)가 울상을 짓고 있다. 19일에는 KRX가 그동안 공들인 라오스와의 증시설립을 위해 라오스 수석 부총리 등이 방문한데다 20일엔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그룹 회장단이 방문, 한국 증시 선진시장 지수편입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귀한 '손님'들이 거래소를 잇따라 방문하고 있지만 거래소 정문과 후문을 경찰과 용역직원들이 막아 서며 신분증까지 일일히 검사하는 다소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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