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자신감 "후발업체가 생산 줄여라"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7.09.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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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사장 "후발업체에 경고"…황창규 사장은 언급 피해

"우리는 생산량 조절할 생각없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반도체 가격급락을 막으려면 후발업체들이 생산계획을 조정해라."

김종갑 하이닉스 (174,100원 ▲5,000 +2.96%)반도체 사장이 "후발업체들의 전략수정에 따라 내년 시황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대만 등 후발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량을 조절하라는 경고다.

김 사장은 18일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대전 개막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하반기 반도체 시황이 좋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며 "삼성과 하이닉스는 앞서 가고 있기 때문에 견디면 더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요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데 문제는 공급"이라며 "지난 3년간 호황을 누렸던 업체들이 지금 투자에 나서고 있는데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향후 36개의 300mm 웨이퍼 팹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며 "시황이 계속 이렇게 좋지 못하면 (증설계획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는 "삼성이나 하이닉스는 생산계획을 조절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김 사장의 발언은 사실상 후발업체들이 삼성이나 하이닉스를 따라 오려고 하다 보면 결국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이나 하이닉스에 비해 기술력이 뒤지는 후발업체들이 과도한 투자를 할 경우 공급과잉으로 가격하락이 불가피하고, 이 경우 삼성과 하이닉스는 견딜 수 있지만 후발업체들에게는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또 "D램시장의 경우 마이크론과 키몬다의 점유율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만업체들은 이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대만업체들의 생각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삼성이나 하이닉스는 더이상 시장점유율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도 내년 반도체 시황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황 사장은 "내년에 반도체 산업이 성장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는 지난달 발언은 반도체 산업이 신제품 개발, 수요 창출 등으로 내년에도 성장할 것이라는 의미"라며 "과장해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지난달 27일 63빌딩에서 열린 '한국 전자산업대전' 통합 협약식에서 "반도체 산업이 내년에는 성장 사이클에 들어간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었다.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해서는 "시황은 항상 변화가 있는 것"이라며 "그보다 우리가 경쟁력을 갖추는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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