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내년부터 콜자금의 결제시간을 오후에서 오전으로 세 시간 가량 앞당길 예정이다. 한은은 오후에 각종 결제가 집중되는 위험을 분산하기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콜 시장을 개편하기 위한 성격이 강해 보인다.
콜시장 개편의 첫번째 타겟은 외국은행 국내지점이다. 자금 결제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그동안 외은지점에 콜 자금을 공급해온 투신권의 자금 공급에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곳 외은지점이기 때문이다.
다만 외은지점에 적용되는 1시간 대기시간제도는 현행대로 유지돼 외은지점은 12시30분까지 자금 결제가 가능하다. 한은 금융망(BOK와이어)을 통하지 않는 콜자금 차입이나 외환, 증권거래 등의 결제 자금은 종전대로 오후에 이뤄진다.
이 관계자는 "투신과 외은지점과의 콜 거래는 오전에 네고를 한 이후 오후에 결제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결제시기를 앞당긴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의 해명과 달리 자금시장에서는 콜자금 결제 시간 조정은 결국 외은지점을 시장에서 배제시키겠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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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투신권과 외은 간의 자금 결제가 대부분 대기시간인 오후 4시 전후에 이뤄지고 있어 결제시간이 앞당겨질 경우 투신사가 공급하는 콜 수급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외은지점에 적용되는 콜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시장 관계자는 "결제시간이 앞당겨지고 투신권의 자금사정이 확정되기 전에 결제를 해야하는 만큼 콜을 조달해야하는 외은 입장에서는 높은 금리를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햇다.
한은도 결제리스크 분산을 강조하면서 외은지점이 콜 사용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한은 관계자는 "외은들이 본점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외은들의 콜금리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외은들이 투신권의 자금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경우 시중은행의 자금 사용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자금시장 관계자는 "외은들이 투신권보다는 은행쪽 자금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은행도 지준 의무가 있는 만큼 외은지점에 넉넉한 자금을 공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