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기업 인수 성공 사례로 남을까

머니투데이 박홍경 기자 2007.09.1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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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어라운드로 IPO 기대감 높아져… 본격 시너지 여부는 지켜봐야

법정관리와 상장폐지라는 우려 곡절을 겪으면서 피인수의 길을 걸었던 해태제과가 실적 개선과 IPO에 대한 기대감을 배경으로 기업인수의 성공 사례로 남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 계열사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법정관리와 동시에 상장폐지됐던 해태제과는 최근 급격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면서 내년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태제과를 인수한 크라운제과 (5,950원 ▲40 +0.68%) 역시 지분법이익과 더불어 IPO로 인한 투자지분 가치 상승과 부채비율 감소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양사의 급격한 실적개선이 2005년 직장폐쇄로 인한 실적저하의 기저효과 측면도 커 합병으로 인한 기업가치 상승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인수 이후 처음으로 흑자전환

한국기업평가가 지난 14일 해태제과의 신용등급을 'BBB+'로 신규평가하면서 등급전망을 '긍정적'으로 부여했다.
인수기업인 크라운제과의 BBB보다 한단계 높은 등급이다.

해태제과는 인수 당시 영업직 구조조정 과정에서 제품 불매운동과 직장폐쇄 사태 등을 거치면서 2004년 343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이 2005년에는 236억원 영업적자로 돌아섰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해까지 이어저 10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크라운제과도 해태제과 인수에 따른 대규모 지분법 평가손실로 영업이익이 2005년 15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48억원으로 줄었고, 같은기간 당기순손실도 169억원에서 285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롯데제과와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6.9%와 5.0%에 달했지만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는 1.7%와 -5.0%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양 사의 실적개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올 상반기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의 영업이익률은 4.7%와 5.2%씩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

잉여현금흐름도 해태제과는 지난해말 -115억5200만원에서 올 상반기말 64억2800만원으로 늘었고, 크라운제과는 -154억100만원에서 -32억6300만원으로 개선됐다.



지기창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신영업시스템을 본격 가동하면서 지난해 최대 1000명에 달했던 판촉 인원을 현재 200명 수준으로 축소하는 등 판관비 절감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과자 유해성 보도로 업황이 악화되면서 미뤄왔던 신제품의 출시효과가 올 상반기에 가시화되고 있고, 양사의 생산설비를 통폐합하면서 공장을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과 금융비용 절감 등도 기대된다.

기업 인수 성공 여부 판단은 시기상조



그러나 내수경기의 회복과 시너지의 발현이 두 업체의 본격적인 펀더멘털 개선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과산업이 전반적으로 심각한 수요 정체에 직면해 있고 업체간 출혈경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크라운제과와 해테제과는 합병 과정에서 영업 공백을 만회하기까지 시간 여유가 필요해 내년 이후 매출 성장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지기창 연구원은 "실적 개선세가 확인되고 있으나 인수 당시인 2005년 수준에는 못미치는 수준이기때문에 정상으로 회복한 정도로 보는게 맞다"면서 "인수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영업시너지로 인한 기업가치 상승이 본격적으로 확인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들어 영업정상화로 잉여현금흐름이 창출되고 있고 자산매각대금으로 해태제과가 300억원의 순차입금을 줄이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지만 올 7월 말 현재 순차입금이 2578억원에 달하기때문에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다.

크라운제과의 경우에는 인수과정에서 전환사채(CB) 210억원을 발행하는 '메자닌 파이낸싱' 기법을 썼기때문에 주주입장에서는 향후 주당가치 희석도 염두에 둬야 한다.



크라운제과의 17일 종가는 15만7000원으로 전환가격은 5만5537원이며 물량은 발행주식수의 27.0%에 해당한다.

재상장, 타 주주에 대한 불확실성 감소 효과 기대

2006년회계연도 말 기준으로 크라운제과가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4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군인공제회가 27.1%, KB 03-1 기업구조조정조합이 7.7%, KTB 13호 03-4 기업구조조정조합이 3.9% 등을 확보하고 있다.



해태제과의 재상장은 인수대금 조달에 따른 트리거 조항으로 약정돼있는 상황이다.

크라운제과는 군인공제회로부터 700억원을 출자받는 과정에서 해태제과 주식을 취득한 후 7년이 넘기 전에 IPO가 되지 않을 경우 투자금액의 전부나 일부를 상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KTB와 KB 기업구조조정조합으로부터 각각 100억원과 200억원의 자금을 끌어오는 과정에서도 같은 내용의 풋옵션을 약속했다.



2009년 1월 시한의 재상장에 큰 걸림돌이 없는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들 주주에 대한 불확실성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명동 한기평 평가3실장은 "해태제과의 기업공개가 성사될 경우 공모자금 유입을 통한 자본증가와 차입금 상환, 기업이미지제고와 직접금융 시장에서의 자금조달력 확보 등 긍정적 효과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라운해태홀딩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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