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탈모 진행, 늦출순 없나?

김수균 김수균모발외과 원장 2007.09.1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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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의사 김수균의 모발이야기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자신이 대머리가 되는 것을 달가워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아직 미혼이거나 직장을 갖지 못한 젊은 남성의 경우 그 고민은 자못 심각한 수준이다.

모 대학병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머리 남성의 절반 이상이 ‘탈모가 사회생활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고 미혼의 경우 90%에 육박하는 숫자가 ‘결혼을 하는데 지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또,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한 많은 여성들이 대머리 총각을 비호감 1순위로 꼽았다.



남성형 탈모 형태인 대머리는 족히 10년은 더 나이 들어 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이들중 상당수가 “취업이나 직장생활에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치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흔히 '대머리'라고 하는 남성 탈모의 대부분은 유전적인 영향으로 생긴다. 이 외에도 남성호르몬, 스트레스, 나쁜 식습관 등이 탈모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보통 20대 후반부터 진행되는데, 개인에 따라선 사춘기 이후부터 시작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스트레스나 환경 요인에 의해 젊은층의 탈모현상이 두드러지고, 여성 탈모 환자의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탈모가 상당히 진행되어 대머리가 되고 나면 모근이식 외에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 탈모 치료라는 것이 탈모 속도를 지연시키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평상시 탈모가 일어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젊은 친구들이 조기 탈모로 인해 상담을 오는 경우가 아주 많은데 이럴 때는 주로 약물치료를 많이 권하는 편이다. 아직 초기라면 약물치료도 효과가 좋은 편이고, 모발이식의 경우 이후의 진행상태에 따라 추가적인 시술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전세계에서 대머리를 가장 잘 보호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의 조치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FDA는 1983년 “공식적으로 인조모의 재료를 미국 내에 수입해서도 안되고 시술을 해서도 안 되며(인조모에 대한 내용은 다음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또한 모든 발모제는 FDA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FDA의 승인을 얻기 위해서는 임상 실험을 해야 하는데 여기에만 천문학적인 경비가 들어간다. 이러한 모든 실험을 통과해 지금까지 탈모치료제로 FDA에서 공식 승인된 것은 미녹시딜과 프로페시아 두 가지밖에 없다.

미녹시딜은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되었던 약인데 복용하던 사람들에게서 원치 않는 부위에 털이 많아지는 것을 보고 “야, 이걸 발라보면 어떨까!”하고 바르는 약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앞부분은 별로지만 정수리 부분은 6~12개월 꾸준히 바르니까 확실히 효과가 있다고 해서 FDA 승인을 받았다.

대머리 남자만 대상으로 실험을 하다가 앞 헤어라인은 유지되지만 정수리 부분이 훤하게 비어 보이는 여성의 남성형 탈모에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와서 지금은 남녀 공용으로 쓰고 있다. 쓰다가 중지하면 2~3개월 내로 탈모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가늘어진 머리카락이 굵어지지 않으므로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

프로페시아는 미국 머크사에서 만들었는데 원래는 프로스카라고 하여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쓰이던 약이다. 전립선비대증은 젊은 친구들에게는 잘 안 생긴다. 주로 나이 드신 분들에게 생기는데, 미국 남자 40대 후반의 50%가 대머리니까 전립선 비대증이 있으면서 대머리이신 분들이 프로스카를 복용하면서 머리에 솜털이 생기기 시작하니까 “아, 이게 웬 조화냐!” 해서 대머리 치료제로 개발된 것이다.

프로스카의 주성분인 피나스테라이드 5mg, 이걸 어떻게 조절해야 남성호르몬에 영향을 덜 미치면서 탈모를 억제하고 발모 효과가 있을 것인가 실험을 해보니 피나스테라이드가 1mg이면 충분하다고 해서 나온 약이 프로페시아이다.

실제로 쓰면 1년째가 효과가 제일 낫고 5년이 지나도 쓰기 시작한 당시보다 머리숱이 많다고 하니까 현존하는 탈모 치료제로서는 최고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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