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경영전략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종합반도체 회사로의 도약이다. 기존 반도체를 위탁제조하는 파운드리업에서 탈피해 설계, 제조, 테스트, 패키징 등 모든 공정을 지원하는 '가상의 종합반도체회사(IDM)'로의 변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비메모리 부문에서 전망이 좋은 디스플레이 구동칩과 CIS 부문을 양대축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CIS 관련 해외 업체를 대상으로 인수나 지분 매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는 또한 반도체 설계를 지원하는 디자인하우스 설립에도 적극적이다. 설계 인력이 풍부한 인도 내 디자인하우스와 아웃소싱 계약을 맺는가 하면, 최근 자체 디자인하우스 솔렉스세미콘덕터를 설립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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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하이텍의 이 같은 행보는 세계 1위의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와 닮아 있다. TSMC는 파운드리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하에 2006년부터 종합반도체 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전략에 따라 수년내로 동부의 로고를 부착한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동부는 실질적으로 종합반도체회사로 거듭나게 되는 셈이다.
동부는 이외에도 협력사 확보를 통한 실적 개선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제작공정 최적화 솔루션(DFM)을 도입하는 한편 지적재산권(IP)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DFM을 도입하면 반도체 공정이 초미세화 되면서 발생하는 오류를 줄일 수 있어 생산수익율을 높일 수 있다. IP도 마찬가지다. 표준화된 설계를 확보함으로써 설계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동부는 최근 110나노급 CIS라이브러리를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이밖에 공정 기술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직과 믹스트시그널 등 일부 공정에서는 현재 0.13㎛(미크론)인 공정 수준을 연내 90나노급으로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이 변신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동부하이텍을 그룹의 핵심 주력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수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실적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은 올 들어 "고성장과 수익 창출을 위해 선진 회사들의 아이디어를 벤치마킹하라", "동부가 참여하는 모든 사업을 '동종업계에서 가장 높은 이익률과 성장률'로 만들어라"고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의 변신과 맞닿아 있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앞으로 팹리스에 대한 고객 맞춤 서비스를 강화하는 한편 팹리스에 대한 지분 투자 등 다양한 형태의 전략적 제휴를 계속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