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던록, 예금 인출 사태로 북새통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7.09.1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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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자금 지원 소식에 고객들 한꺼번에 몰려…과잉 우려?

영란은행(BOE)이 노던록에 긴급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4일(현지시간) 예금을 인출하려는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각 지점들이 북새통을 이뤘다.

예금 인출을 위해 노던록 지점으로 몰려든 사람들.예금 인출을 위해 노던록 지점으로 몰려든 사람들.


노던록은 영국의 3위 규모 모기지 대출업체다. 런던 금융 당국과 정치인들은 고객들에게 진정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노던록에 대한 자금 지원이 유럽으로 모기지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노던록과 관련된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고객들이 약 2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인출해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노던록 측은 실제로 얼마나 자금이 인출됐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은퇴한 대학 교수인 피터 파이(60)씨는 노던록에 맡긴 자금 인출을 위해 런던 금융가 무어게이트 지점에 줄을 서 있던중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두려운 일"이라며 "평생동안 노던록에만 자금을 예금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갖고 있는 돈중 몇십만 파운드는 인출하고 5000파운드 정도만 계좌에 남겨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대기하고 있던 무어게이트 지점에는 30명의 고객들이 예금 인출을 위해 줄을 서 있었다.

노던록은 영국 전역에 140만명의 예금 고객과 80만명의 모기지 고객을 갖고 있다. 또 영국 전역에 76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영국의 노던록 지점에는 수십명의 고객들이 몰려들어 줄을 서서 인출을 기다리고 있다.

돈 헌터 노던록 대변인은 "예금 인출 한도를 정하지 않고 고객들의 예금 인출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헌터는 "고객들이 몰려들면서 마비 상황이 됐던 인터넷 뱅킹도 다시 정상화시켰다"면서 "고객들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고객들의 예금과 모기지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해밀턴 누미스 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제로 노던록에 큰 위험은 없다"면서 "영란은행이 노던록을 두고 충분한 지불능력이 있다라고 밝힌 점을 고객들이 알아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용경색 사태는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갈 것이고, 노던록의 사업도 별다른 문제없이 잘 영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보(LIBOR) 금리를 발표하는 영국은행협회도 "모기지 고객들이나 저축 고객들이 노던록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진정시켰다.

그러나 고객들은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노던록에 돈을 맡긴다는 사실을 꺼림직하게 생각하고 있다.

마이클 리보섬(74)씨는 "왜 내 돈을 문제가 있는 은행에 넣어두어야 하나?"고 반문하면서 "나는 젊지 않고, 돈을 다시 벌 자신도 없다"고 밝혔다. 리보섬씨는 무어게이트 지점에서 40분을 기다려 전 예금 자산을 인출해갔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매독스 스트리트 지점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윌리엄 고프(75)씨도 "단 한푼의 페니도 남기지 않고 모두 인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프씨 역시 노던록이 긴급 자금을 요청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은행으로 달려나왔다.

런던의 사진작가 제니 웨스턴(33)씨는 "모든 사람들이 과잉반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 돈을 안전하게 지키고 싶다"면서 "모조리 인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폴 델라메어(44)씨도 "영란은행이 자금을 지원하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은행에서 돈을 빼야 편안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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