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던록, '영국판 컨트리와이드?' 촉각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7.09.15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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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부실없고 BOE 신속 대응..'유동성 문제' 분석

영란은행(BOE)이 노던록에 긴급자금을 수혈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여파가 추가로 확산될지 국제 금융시장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앞서 영란은행은 13일(현지시간) 영국의 주요 모기지 업체인 노던록에 단기 긴급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영란은행은 재무부와 금융감독청(FSA)와 협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자금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최소한 수십억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노던론은 영국 모기지 시장 점유율 8.4%에 달하며 자산규모로 5위권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매금융 비중이 75%에 달해 최근 국제 금융시장의 자금경색으로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노던록은 중앙은행이 자금부족을 겪는 금융기관에 직접 자금을 지원할수 있도록 1997년 영국 은행법이 개정된 이후 처음으로 자금 지원 대상이 됐다.

노던록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도매금융시장 자금경색이 이달들어서도 해소되지 않으면서 심각한 유동성 압박을 받아왔다고 구제금융 신청 배경을 밝혔다.
자금경색으로 인해 올해 세전 이익이 5억~5억4000만파운드(10억~11억달러)로 당초 예상치 6억4700만 파운드에 크게 미달할 것이며 내년 역시 이같은 실적 저하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담 애플가스 노던록 회장은 "미국의 부실대출로 인한 시장 경색이 지속되고 있어 연말까지도 자금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던록은 모기지 대출업체이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취급하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구제금융이 서브프라임 부실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볼수는 없다.
특히 개인고객이 아닌 도매금융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노던록의 영업구조가 유동성 압박의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노던록 사태가 전체 금융시장으로 확산될 조짐은 없다는게 영란은행과 금융권의 시각이다.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노던록을 컨트리와이드와 비교하려는데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영국 은행연합회 에릭 린더스 이사는 "노던록은 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전혀 없고, 영란은행의 대응이 미국보다 훨씬 신속하게 이뤄졌다"며 "(노던록의 영업분야는) 매우 건전하며, 최근의 위기는 건전성 차원이 아니라 미국 프라임 모기지 위기의 주변부에서 발생한 단순한 유동성의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 익스포저에 대한 우려때문에 금융기관들이 풍부한 자금규모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극도로 억제하고 있는 점이 노던록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점에서 제2, 제3의 노던록이 이어질 가능성은 상존한다.
특히 최근 2~3년새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선 일부 유럽계 금융 회사들이 추가로 곤경에 처할 것이라는 분석이 월가에서 제기 되고 있다.
이 경우 개별국가 차원을 넘어 국제금융시장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우려가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한편, 이날 노던록에 대한 자금 지원 결정이 알려지자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지점에 고객들이 몰려드는 등 혼란이 일었다.
이날 노던록 주가는 전날보다 31%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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