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도 전략적으로 하세요"

황국상 기자 2007.09.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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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클라인 클라인로스컨설팅 대표

↑ 킴 클라인(54) K&R 대표 ⓒ임성균 기자<br>
↑ 킴 클라인(54) K&R 대표 ⓒ임성균 기자


"나의 '돈'을 기부한다는 것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소중한 자원을 전달하는 행위입니다. 특히 기업이 기부를 할 때에는 사회운동 단체들과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기획ㆍ추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서줬으면 합니다."

사회운동 단체들을 대상으로 '기부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킴 클라인(54) '클라인-로스(K&R) 컨설팅' 대표는 11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기부는 내가 살고 있는 공동체를 더 건강하고 정의롭게 만드는 실천행위"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클라인 대표는 1981년 '풀뿌리 기금모금 저널'을 만들어 25년간 편집자로 활동했다. 그는 지난 30년 이상을 한국ㆍ미국 등 세계 10여국에서 사회운동 단체들이 '보다 많은 기금으로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도록' 상담해왔다.

그는 12~13일 서울 양재동에서 열리는 '제1회 비영리 컨퍼런스'에서 한국 사회운동 단체 활동가를 대상으로 강연하기 위해 방한했다.



아름다운재단이 '세상을 바꾸는 두 개의 심장 - 기부와 모금'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이번 컨퍼런스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130여 비영리단체에서 230명 가량의 활동가들이 참가했다.

'기부 컨설턴트'인 클라인 대표 자신도 "돈을 모으는 활동은 무척 어려운 일이며 그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는 일"이라고 말한다.

평범한 감리교 신학도였던 그가 '돈'을 모으는 전문가로 변모한 이유를 궁금해하자 클라인 대표는 '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계기를 말해줬다.


"23살 때인 1976년에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돕는 자활센터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들을 돕기 위해 해야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일을 할 수 있는 돈이 단 한 푼도 없었던 거예요. '돈이 없으면 좋은 일도 못하는구나'라고 깊이 느꼈습니다. 활동비를 기부받기 위해 내가 밖으로 나서야 했어요.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죠."

그는 특히 한국에서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는 사실에 대해 감탄했다. 그는 기업 기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기업들이 보다 전략적으로 기부를 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을 잊지 않았다.



"기업이 기부할 때에 특히, 돈을 내고서 이제는 '내' 일이 아니라는 듯 휙 돌아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기부는 단순하고 시혜적인 자선행위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기업이 직접 활동에 나서기 어렵다면, 특정 문제에 전문적인 활동을 펼치는 사회운동 단체에 공동 활동을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기부의 진화'에 기업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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