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서브프라임에 테러당한 9.11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7.09.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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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금융시장의 관심이 온통 금리 인하에 집중된 가운데 전일 나온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인사들의 발언이 엇갈려 증시는 혼란스러운 하루를 보냈다.

자넷 옐런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금리 인하 지지 의사표시를 한 반면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경기침체 우려는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며 인하 반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장마감 후 뉴욕대에서 강연한 프레데릭 미시킨 이사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그는 금융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9.11테러 6주년은 모든 미국인들의 가슴을 무겁게 하지만 특히 뉴욕 금융시장에는 남다른 무게를 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의 비유대로 예상치 못했던 테러로 금융시장이 초토화되고 극복하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에서 서브프라임에 테러당한 지금 금융시장은 당시와 일정 부분 닮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9.11테러 직전에 IT버블 붕괴가 있었고 9.11테러 이후에는 엔론·월드컴의 회계 부정 사태가 잇따라 FRB가 도저히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FRB가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의 밑바탕에는 당시 보다는 지금 사정이 훨씬 낫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게 사실이다.

미시킨 이사는 그러나 9.11테러 6주년을 연설 서두에서 거론했듯 "주택시장 부진과 신용경색으로 미국의 소비지출이 위협받을 경우 손실을 최 소화하기 위해 FRB가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시장의 불안감을 달랬다.


현재까지 나온 FRB인사들의 발언은 옐런과 미시킨 대 플로서와 록하트 등 2대 2로 갈렸다. 때문에 오늘 베를린에서 열리는 독일 연방은행 분데스방크 컨퍼런스에 참석해 강연하는 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더욱 중요해졌다.

버냉키 의장은 '국제 시장 불균형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연설하기 때문에 금리 정책과 관련된 단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상황이 몇 년 전보다 더 나아서인지 혹은 시장 친화적인 그린스펀과 달리 신중한 학자스타일이기 때문인지, 버냉키 의장은 금리 인하에 대해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현재 불안은 리스크에 대한 가치 산정이 잘못돼 비롯된 만큼 시장에서 조절돼야 할 문제라는게 그의 소신이다. 실물경제가 나쁘지 않았던 것은 이런 뚝심을 지킬 수 있게 해 준 밑바탕이었다.

하지만 8월 고용 지표가 악화되며 경기 침체라는 단어가 전면에 나온 만큼 버냉키 의장이 현재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시장이 버냉키 의장의 연설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세계 증시 동향

일본 증시는 수일간 이어진 하락세에 대한 반발 매수세로 상승 마감했다.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일 대비 0.71%(112.70엔) 상승한 1만5877.67로, 토픽스지수는 0.47%(7.17포인트) 오른 1532.39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7월 기계 수주 상승 실적으로 상승 출발했던 증시는 오전 한때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오전 장 마감을 앞두고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대만 증시도 상승 마감했다. 가권지수는 전날에 비해 0.73%(65.54포인트) 상승한 9003.12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선물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동부시간 오전 1시52분 현재 S&P500지수선물은 전일 대비 1.9포인트, 나스닥100지수선물은 3.25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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