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월고점 다음날 월저점..박스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7.09.1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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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마다 상승과 하락 반복..미증시 방향 확정돼야

원/달러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며 월저점을 경신했다. 전날 월고점을 경신한 뒤 하루만에 월저점을 낮출 정도로 낙폭이 컸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날보다 2.8원 떨어진 936.3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4일 이후 최저종가다.

이날 달러화는 939.5원에 상승출발했으나 개장가를 일고점으로 굳히고 장중 내내 낙폭 확대에 돌입했다.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엔화 강세가 중단되면서 위기감이 사라지자 공급일변도의 수급이 위력을 발휘했다.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여전한 가운데 역외세력까지 매도로 돌아서면서 장중 한차례도 반등다운 반등을 시도하지 못했다. 달러화는 2시54분 935.7원까지 하락했다.



시장은 여전히 940원대 안착에 믿음을 갖지 못했다. 지난달 17일 952.3원까지 급등하며 연고점을 경신한 다음날 바로 940.3원까지 급락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환율 상승세가 굳건하지 않다는 인식이 여전했다.

증시 또한 미국발 악재가 언거푸 터지면서 하락추세의 길로 돌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했다. FOMC를 기점으로 주가하락 우려감이 해소될 경우 원/달러환율이 일방적인 상승세를 보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딜러는 "증시가 무너진다면 원/달러환율이 상승 일변도로 치닫겠지만 증시 붕괴를 염두에 둘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라면서 "증시 붕괴는 곧 세계경기의 종말을 고하는 것인데 그렇게 큰 사건이 당장이야 일어나겠는가"라고 말했다.

증시가 버텨준다면 엔캐리 청산도 간헐적인 현상일 수밖에 없으며 원/달러환율 상승도 일시적일 수밖에 없는 일이 된다. 지난달 주가가 폭락했지만 곧바로 급등이 일어나면서 상승추세가 훼손되지 않았다는 판단이기 때문에 외환시장에서 긴장감을 찾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다른 딜러는 "정부의 연이은 조치로 인해 서울외환시장에서 일방적이던 공급우위 수급이 점차 균형상태로 전환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며 "주가도 지난 7월에 고점이 나온 것이라면 추세가 꺾이고 있음을 인정할 일이며 이는 원/달러환율이 밀릴 때마다 헤지매수에 나서야 함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FOMC 전후로 미증시 추세가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원/달러의 중장기 방향이 잡히게 된다. 비록 이날 월저점이 경신됐지만 지난 14∼16일 만든 갭하단(932.9원)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고 있다.
즉 아직은 930원 중후반의 박스인 셈이다. 930원선 밑으로 떨어질 것인지 950원선을 뚫는 상승세가 재개될 것인지 며칠동안의 증시가 답을 내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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